이광수의 『춘향』과 조선 국민문학의 기획
Lee Gwang-Soo’s Chunhyang and Program for National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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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1923년에서 1926년까지, 즉 이광수가 역사소설 창작으로 선회하기 이전 시기『동아일보』지면을 통해 발표한 세 편의 주요한 장편소설(『허생전』,『재생』,『춘향』)이 각각 한문학인 「허생전」, 번역/ 번안소설인 「금색야차」/ 「장한몽」, 고전국문소설인 「춘향전」에 대한 패러디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한 것에서 출발한다. 이때, 한문학,번역/ 번안소설, 고전국문소설은 당대의 조선독자들에게 주어진 세 개의 서사적 전통과 정확히 일치한다. 즉, 이광수의 패러디 소설 창작은『동아일보』라는 민족지를 바탕으로 한 조선의 국민문학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당대의 조선에 주어진 상이한 서사적 전통을 한편으로는 꾸준히 참조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을 포괄하는 단일한 국민문학의장을 기획하며 이들을 배제하려는 시도라고 파악할 수 있다. 이때 세 편의 패러디 소설의 텍스트 형성 원리는 각각 다른 바, 이 논문은 이 중 고전소설에 근대소설의 의장을 씌우는 것에 집중한『춘향』개작의 맥락과 그 실제 개작 양상에 주목하여 이광수가 기획한 조선 국민문학의 이념태를 밝혀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일제시기 「춘향전」은 일반적으로 ‘소설’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이때 이러한 인식은 구비전승에 의존하는 「춘향전」의 연희 방식에서 기인한다. 이광수는 「춘향전」에 대한 이러한 일반적 인식에 동의하면서도, 현존하는「춘향전」판본들을 고대에 존재했던 ‘국민문학’의 흔적이 잔존한 일종의 ‘전설’로 상상하면서, 이를 근대 예술가의 손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전략을 취했다.「춘향전」을 비롯한 조선국문소설에 대한 이광수의 이러한 독특한 관점은 한편으로는, 조선어에 의한 조선 국민문학의 발전 가능성을 부정하고, 조선 국민문학을 일본국민문학의 하위범주로 배치하려고 했던 시마무라 호게쓰의 조선문학론에 대한 위기감과 동시에, 농촌독자들을 정치적 지지 세력으로 포섭하려고 했던,『동아일보』를 중심으로 활동한 민족주의 우파의 정치적 전망과도 관계를 맺는다. 이때 이광수는 .춘향전.을 표준적인조선어를 통해 광범위한 독자들에게 보편적인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조선 국민문학’으로서 개작하려는 노력을 하는 한편,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농촌을 중심으로 한 조선의 독자들을 ‘조선 국민문학’의 장 속에 포섭하려 시도했다. 『춘향』의 개작 양상에 있어서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그 첫째는 일상적인구어체의 활용, 대화부와 서술부의 분리, 서술자의 중개적 기능의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문체, 서술 측면에서의 변화이다. 이는 종래「춘향전」이 가지고 있었던 ‘낭독되는 텍스트’로서의 성격을 탈각하고,「춘향전」‘읽는 텍스트’로 바꾸어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춘향전」이라는 텍스트를 통어하는 주체는 개별적인 낭독자에서부터, 표준적인 텍스트를 생산하는 근대 예술가로서의 작가로 넘어간다. 두 번째 양상은 ‘이도령’을 ‘몽룡’이라고 부르는 호칭의 변화이다. 이는 작중 몽룡을 봉건적이고 계급적인 주체로부터, 내면적이고 개인적인 주체로 바꾸는 중요한 변화이다. 이광수는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평등한 개인성에 근거한 이몽룡과 춘향 및 그 주변 인물들의 연대 가능성을 제시하는 한편, 이러한 방식으로 연대한 집단과 ‘변학도’의 대립을 보다 선명하게 제시하는 바, 이는 당대 이광수 및 족주의 우파가 생각했던 정치적인 비전과도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처럼「춘향전」개작의 여러 맥락들, 그리고『춘향』개작의 양상을 검토해 볼 때, 이광수의 『춘향』개작은 ‘조선 국민문학’이라는 문학적 장 속에 포섭되어야 할 독자, 이들을 포섭하기위한 매체, 그리고 이 문학적 장 속에서 교환되어야 할 메시지의 문제 등과의 긴밀한 관계속에서 이루어진다. 이 점에서 이광수의「춘향전」개작은 1925년의 시점에서 이광수가 구상한 ‘조선 국민문학’의 이념태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Abstract
It is interesting that Lee Gwang-Soo’s 3 main novels (Heo-Saeng, Jaesaeng(reincarnation),Chunhyang) written in 1923~1926 before his period of historical novels were parodies of Heo-Saeng-Jeon as Korean Chinese Classic, of Gonjikiyacha / Janghanmong as adaptednovel, Chunhyang-Jeon as traditional Korean novel. Because these 3 origins of parody corresponded3 traditions of narrative, which were given to the novel reading world in Koreaof the time. Lee’s creative writing of parody novels was try to program united Korean nationalliterature based on Dong-A Ilbo as national newspaper, refering various traditions ofnarrative and excluding these at the same time. However, text-building principles of these 3parody novels were different respectively. This study aims to reveal ideal form of Koreannational literature programmed by Lee Gwang-soo, focusing on some contexts and aspectsof revisionary writing of Chunhyang. Chunhyang-Jeon was not acknowledged as ‘novel’ in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rule,because of its performance method. Lee criticized its performance method based on oralitytoo. But he regarded it as a ‘legend’ in which traces of ancient national literature remained. And he suggested that it had to be ressurected by modern artists. This unique thought had2 backgrounds. One was sense of crisis about theory of Korean literature written bySimamura Hougetsu. Simamura argued that Korean literature written in Korean languagewould not be able to develop, and that Korean literature should be reorganized as a part ofJapanese national literature. And the other was the political perspective of the right-wing nationalistsbased on Dong-A-Ilbo. Lee tried to re-write Chunhyang-Jeon in modern Korean literarylanguage to make it had universal appeal to public readers. Through these efforts, he alsotried to include Korean public readers in the field of modern Korean national literature. Aspects of reviosionary writing of Chunhyang had 2 characteristics. At first, there were a lotof changes in narrtive technique such as separation between parts of conversation and partsof description, consolidation of narrator. These changes transformed Chunhyang-Jeon intoa reading text from a reciting text. The other change was appellation of ‘Mongryong’ fromappellation of ‘Lee-Doryung’. This change transformed Mongryong(a hero) into a personaland internal character from a feudal and class character. Based on this change, Lee suggestedpolitical solidarity between equal individuals. It was related to the political perspectiveof the right-wing nationalists based on Dong-A Ilbo. Thus Lee’s revisionary writing of Chunhyang was related to thought about public readerwho shoud be included in the field of modern Korean national literature, about mediawhich should produce modern Korean national literature, about messages which shouldbe exchanged in the field of modern Korean national literature. In conclusion, Lee’s revisionarywriting of Chunhyang showed us a ideal form of Korean national literature programmedby Lee Gwang-Soo in the mid-192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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