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환기의 시적 극복. 두어스 그륀바인의 두개골 밑바닥 학습에 대하여
Poetische Bewltigung der Wende. Zu Durs Grnbeins Schdelbasislek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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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통일 이후의 독일문학의 출발점을 살펴보기 위하여 “통일” 자체가 담긴 시집 한 권을 살펴본다. 상황의 묘사나 진단 자체 보다는, 동독 “정리”의 회오리를 문인들 중 누가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하는 호기심에서, 나아가 한 예술가가 전복적인 실존적 변화에 어떻게 그의 ‘예술“로써 대응하였는가 하는 관점에서 시집 두개골 밑바닥 학습을 택했다. 저자 두어스 그륀바인은 통일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으며 통일독일에서 오히려 작가적 기반을 넓힐 수 있었던 드문 구 동독시인이기 때문이다. 이 시집에는 통일과 그 부수현상들, 그 회오리 속에서 흔들린 존재적 기반을 고도의 지적인 언어로 그려져 있다. 어휘는 자주 비시적이고 때로는 해부학적이며 냉소가 뒤섞여 있다. 그러면서도 탁월한 적중성을 보인다. 시집 두개골 밑바닥 학습에서 예컨대 “국경수비견”으로 표상된 예술가의 자화성은 매우 징후적이다. “헤겔의 좁은 나라”의 파블로브의 개와 카프카의 소송의 “개”의 표상을 겹쳐놓은 이미지를 거리를 두고 그려내어 경험한 굴욕과 전환기의 당혹이 건조한 언어로 표현된다. 마지막에 홍수에 휩쓸려 조건반사를 잊어버린 파블로브의 개에 대한 기술을 더해짐으로써 통일의 소용돌이 속에서 실존의 기반이 뒤흔들린 예술가의 상황을 자연과학적 지식과 언어를 빌려 해명하고 있다. 즉 파블로브에 따르면 언어와 사고는 제2의 신호체계를 형성함으로써 가능하게 되는, 보다 높은 차원의 반사의 사슬인데, 어느 날 홍수로 사슬이 끈긴 개의 이미지를 통해 존재의 기반 만이 아니라 언어마저 상실할 위험에 처한 존재론적 위기가 적절히 표현된다. 파편화된 언어, 자연과학적 언어들이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치열하게 모색해야 하는 예술가의 존재론적 문제를 그려내는 적절한 한 형식임이 증명된다. 시집 전체는 놀랍게 건축학적인, 고도로 정교한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시인의 노력은 시와 앎의 분리를 극복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지침없는 노력과 지극히 다양한 언어로 상황의 총괄적 점검과 실존적 측량을 시도하는 예술가 그륀바인에게서 고도의 지적 긴장으로써 자신의 상황에 대응하는 인간도 볼 수 있다.
참고문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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