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와 번역의 윤리 : A. 베르만에 대한 소고
L’ethique de la "lettre" :une lecture d’Antoine Berman
0
조회
0
다운로드
5
인용
0
참고문헌
키워드
초록
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번역 이론가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앙트완느 베르만은 『번역과 문자, 먼 곳의 여인숙』에서 원본의 어구에 충실한 축어역을 주장하였다. 베르만이 보는 서양의 번역은 작품의 의미와 문자를 분리한 뒤, 오직 의미 전달에만 치중하는 플라톤주의에 그 뿌리를 대고 있다. 이러한 내용 중심적 의역은 자신의 모국어를 원본의 언어보다 더 우월한 것, 혹은 신성불가침한 것으로 설정하는 번역가의 자국어 중심주의의 표현이자, 낯선 것을 취하여 번역가 자신이나 번역본 독자의 문학적 취향에 맞는 익숙한 것으로 변형시키는 문화적 국수주의의 발로라는 것이 베르만의 비판이다. 베르만은 번역에서의 충실성은 근본적으로 원본의 ‘문자’에 대한 충실성일 수 밖에 없으며, 낯섬을 낯섬으로 받아들여 그 낯섬을 모국어의 틀 안에서 품어낼 수 있는 ‘문자의 번역’이야 말로 번역의 ‘윤리성’을 구현하는 진실한 번역이라고 권고하였다. 이같은 베르만의 번역론은 서구의 문화 우월주의, 무반성적인 윤문과 의역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며, 번역이 무엇인가하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철학적 성찰의 문을 열어, 문학번역가들로부터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번역에 대한 성찰을 한 단계 끌어올린 그 이론적 성과와는 별개로, 베르만의 이론이 번역가가 몸 담고 있는 사회의 특수성, 번역의 최종 수용자인 독자에 대한 배려, 이질적인 두 언어의 만남에서 생겨날 수 있는 언어 충돌의 문제 등, 문학 텍스트 바깥의 제반 여건들을 모두 간과한 채, 번역가 개인의 주관적 윤리성에만 너무 많은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가 설정한 ‘윤리적’ 번역과 ‘자국중심적’ 번역 간의 이분법이 또 하나의 성급한 편가름은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는다. 문학 작품이 의미와 형식을 따로 나눌 수 없는 하나의 통일체라고 한다면, 문학 작품의 번역은 미적 요구와 윤리적 충실성이라는 두 가지 미덕을 겸비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번역이 두 상이한 문화의 의사소통이라고 한다면, 원본의 작가와 번역본의 독자, 양자 중 어느 한 쪽에 대한 충실성이 다른 한 쪽에 대한 충실성을 가릴 수도 없을 것이다. 이 상반된 두 요구 사항을 수렴시킬 때, ‘번역’ 텍스트는 온전한 하나의 번역 ‘문학’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9)
- "La t?che du traducteur", pp.244~262 (2000)
- "La traduction et la lettre ou l?auberge du lointain" (1999)
- "Pour une critique des traductions : John Donne" (1995)
- "L?identit? culturelle de la traduction : en r?ponse ? Antoine Berman", (11), pp.31~51 (1997)
- "La trace du lien en traduction", pp.83~91 (2002), Cahiers Champollion
- "Po?tique du traduire" (1999)
- "Pour une ?thique du traducteur" (1997), Artois Presses Universit?[DOI]
- "Qu?est-ce que la litt?rature ?" (1948), Paris Gallimard
- "Des diff?rentes m?thodes du traduire et autre texte" (19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