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계몽기 한자 훈독식 표기에 대한 연구
A Study of Chinese Writing Based on Korean Reading in Early Moder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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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인직은 최초의 신소설 『혈의루』를 남겼고, 유길준은 한국인이 기술한 최초의 근대적 국어 문법서인 『대한문전』을 저술했다. 이들은 모두 한문 문장에서 탈피한, 그리하여 한국어의 통사 구조에 입각한 글쓰기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고, 그런 문장을 염두에 둔 여러 가지 실험과 시도를 거듭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그들의 한자 훈독식 표기 역시 그러한 과정에서 시도된 것으로 보고자 한다. 한자를 훈독하는 것은 그 당시에도 지금도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방식이다. 따라서 이들의 시도는 대개 일본의 훈독식 표기를 단순 모방한 것으로만 치부되고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연구에서는 근대계몽기의 한자 훈독식 표기가 국한 혼용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한국어 통사 구조에 입각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유력한 방식이었음을 밝히고자 한다. 근대계몽기에 쏟아져 나온 신문 잡지 등의 새로운 매체들은 한글 전용을 채택한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한 혼용이라는 표기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똑같은 국한 혼용문이라고 하더라도 한문 문장의 구조에서 벗어난 정도가 모두 제각각이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 결과가 보여주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다. 한문식 문장 구조에 얽매여 있을수록 자연스런 우리말 문장이 되기 어려움은 자명할 터인데, 이 글에서는 한자 훈독식 표기가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방법이었던 것으로 해석한다. 한문 문장과 한자를 분리하여 이해하고 우리말 문장을 적는 데 한자의 훈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 한자 훈독식 표기라면, 우리말 통사 구조에 입각한 글쓰기를 하면서 특히 용언에까지 국한 혼용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방법은 이 한자 훈독식 표기 외에는 다른 길이 있을 것 같지 않다. 따라서 유길준이나 이인직이 비록 한글 전용을 궁극적 목표로 삼았는지는 불분명하나 한국어의 문장 층위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했고 이를 새로운 문체의 기준으로 삼았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Abstract
Yi In-jik wrote Hyeoleui Nu (Tears of Blood), Korea’s first new novel, while Yu Gil-jun wrote Daehanmunjeon (Korean Grammar), the first modern grammar book by a Korean author. Both authors seem to have considered carefully how they should write, breaking away from Chinese sentences. Instead, they followed the syntactical structure of the Korean language, engaging in experiments to create distinctly ‘Korean’ sentences. One of these exercises was Chinese writing based on Korean reading. Using the Korean language to interpret Chinese characters was as difficult then as it is now. Accordingly, these authors’ efforts were regarded as a simple imitation of the Japanese reading of Kanji (gun’yomi) and, in fact, have never been discussed in depth. The present study suggests that Chinese writing based on Korean reading in early modern Korea was a viable method of creating a consistent composite of Korean and Chinese characters, allowing writing based on Korean syntax. Chinese writing based on Korean reading consisted of distinguishing Chinese sentences and characters and making heavy use of Korean reading of Chinese characters. To write using the syntactical structure of Korean and apply Korean and Chinese characters in combination to predicates (such as verbs and adjectives), there would have been no other method than Chinese writing based on Korean reading. Therefore, while it is not certain whether Yu Gil-jun or Yi In-jik ultimately aimed to use hangeul (‘Korean characters’) exclusively, it is clear that they were sensitive to the syntactic layers of the Korean language and adopted them as a standard for a new writing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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