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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허구와 문학적 진실 - 허균의 「별연사고적기(鼈淵寺古迹記)」 재론(再論) -

Historical Falsehood and Literary Truth: Hŏ Kyun's “Pyŏryŏnsa kojŏkki” Revis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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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문학

초록

본고는 허균의 「별연사고적기」에 대한 기존 견해를 재검토하고, 허균의 글쓰기 방식상의 특징을 규명한다. 「별연사고적기」는 강릉 김씨의 시조라 알려진 김주원과 그의 어머니 연화부인에 관한 일화를 서술한 글로, 허균은 이 일화를 이거인(李居仁, ?~1402)의 글에서 보고 옮겼다고 하였다. 본고에서는 기존의 견해와는 달리 「별연사고적기」에 나오는 일화는 이거인의 글을 충실히 옮겨적은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후대의 시각이 투영된 글로 보아야 함을 주장한다. 그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별연사고적기」에서 김주원과 김경신이 친형제라 주장한 것은 허균이 당대에 입수 가능했을 신라사 서술 내용과 배치된다. 둘째, 김주원이 명주군왕에 봉해졌다는 것은 조선 전기에야 비로소 제기되는 주장이며, 16세기 중반 강릉 김씨 족보가 편찬되는 과정에서 빚어진 조상 현창의 일환으로 봄이 옳다. 이와 더불어 본고에서는 「별연사고적기」 내에서 주된 비중을 점하고 있는 연화부인의 결혼담이 별연사의 사적을 설명하는 부수적인 스토리로 취급되고 있는 점과, 연화부인의 뜻에 감응해 혼사를 성사시킨 기이한 잉어에 대한 일화가 자연스러운 일인 듯 다뤄지는 점이 설명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본고에서는 위진 시대 이래 확립된 지괴적 전통의 글쓰기 방식과 「별연사고적기」의 서술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 「별연사고적기」에 나타난 입장은 한나라 이래 유명(幽冥) 세계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쟁 중 유명 세계의 존재를 긍정하는 지적 전통의 한 갈래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였다. 또한 종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괴를 정의하는 견해를 소개하였다. 이를 토대로 「별연사고적기」는 허균 당대까지 형성되어 있던 문화적 배경에 기초해 작자가 진실이라 믿는 바를 지괴적 수법을 활용하여 저술한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이상의 논의를 통하여 허균의 작가적 성향에 대한 통설이 재검토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Abstract

This paper examines Hŏ Kyun's writing style by reexamining “Pyŏryŏnsa kojŏkki” (A Record of a historic site, softshell turtle's temple), and proposes an alternative interpretation. Previous studies treated this work as a sincere copy of the preceeding material: “Old Record” written by Yi Gŏ-in (?~1402). Such approaches, however, failed to address how “Pyŏryŏnsa kojŏkki” delivers a fabricated story about the royal pedigree of Silla, which is influenced by the Chosŏn culture. This paper argues that “Pyŏryŏnsa kojŏkki” reveals an aspect of the ancestor cult promoted by a local elite family at that time. Next, this paper focuses on the fact that Hŏ Kyun relegates the supernatural anecdote to a marginal status in the narrative, as if it is merely trivial. Such aspects could be explained by illuminating the similarities between “Pyŏryŏnsa kojŏkki” and the genre known as “Anomaly accounts (zhiguai).” Guided by Robert F. Campany’s extensive study on that genre, this paper reconsiders “Pyŏryŏnsa kojŏkki” as sharing features of this genre, especially in that the author believed that his accounts were factual. The belief is one strand of a long tradition of controversy on the existence of a “hidden world.” Additionally, by reexamining this piece, this paper suggests an alternative sketch of Hŏ Kyun as one who was compliant with unfamiliar tradition: neither an eccentric anti-Confucian author nor a Daoist thi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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