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물리(Physics)’라는근대 어휘의 번역과 정착
Translation and Settlement of modern term ‘Physics’ in East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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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동아시아의 근대화시기 ‘물리(物理)’라는 어휘의 개념적 변용 과정을 당시 일본과 조선의 문헌 자료를 통해 살펴본 것이다. 애당초 고대 중국 문헌에 그 기원을 갖는 ‘物理’는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서 폭넓게 사용된 어휘였다. 특히 동아시아의 유학자들은 ‘物理’를 형이상의 불가시세계(invisible world)와 형이하의 가시세계(visible world)의 원리를 포괄하는 넓은 뜻으로 사용했다. ‘物理’가 가시적인 현상세계, 즉 자연계의 법칙을 의미하는 명칭으로, 그 개념이 한정된 것은 대략 19세기 전후 일본에서였다. 에도시대 일본인들은 서양의 물리학을 라틴어 Physica, 네덜란드어 Natuurkunde, 프랑스어 Physique, 영어 Physics 또는 Natural Philosophy라는 어휘를 통해 접했고, 그것을 ‘窮理’, ‘格物’, ‘格致’, ‘理科’, ‘理學’, ‘窮物理學’, ‘窮物理之學’ 등 다양한 어휘로 번역했다. 메이지 유신(1868) 이후에도 물리학은 다양한 어휘로 번역되었다. 니시 아마네는 그것을 ‘格物學’이라고 불렀고, 후쿠자와는 ‘窮理’ 혹은 ‘窮理學’으로 번역했다. 그러나 메이지 정부의 교육 제도화는 ‘物理學’이 종래의 경쟁적 어휘들을 누르고, Physics의 주요한 어휘로 확산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일본에서 ‘物理’, ‘物理學’이라는 어휘는 1870년대 초 과거의 주자학적 개념을 탈피하여 근대 자연과학의 한 분야, 혹은 자연계에 대한 과학적 탐구의 방법을 일컫는 개념으로 새롭게 정착하기 시작했다. 서양의 물리학이 조선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19세기 말이었다. 유길준은 『서유견문(西遊見聞)』(1895)에서 물리학을 근대과학의 한 분야로 소개했지만, 정작 그는 그것을 ‘격물학’이라고 불렀다. 1895년 한성사범학교 관제에서 ‘물리’는 자연과학의 한 과목으로 소개되었고, 20세기 초에 이르러서는 일본의 물리 교과서들이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자연과학적 의미의 ‘물리’, ‘물리학’이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퍼져나갔다. 이후, 1910년대를 전후하여 ‘물리’, ‘물리학’은 신소설이나 잡지류를 통해 조선 사회에 대중적인 어휘로 정착되어 간 것으로 보인다.
Abstract
In this article, I examined how the concept of vocabulary called ‘mulri(物理, physics)’ was changed during the modernization period of East Asia through the data of Japan and Korea. ‘Mulri’, which originated in ancient Chinese literature, was widely used in East Asian until the 19th century. In particular, Confucian scholars in East Asia used ‘mulri’ as a broad meaning to cover the principles of the visible and invisible world. It was in Japan around the 19th century that ‘butsuri(物理)’ began to be understood as the concept for the law of nature. In the Edo period, Japanese came to see Western physics through the vocabularies of Latin ‘Physica’, Dutch ‘Natuurkunde’, French ‘Physique’, English ‘Physics’, or ‘Natural Philosophy’. They translated them into various terms such as ‘Kyuri(窮理)’, ‘Kakubutsu(格物)’, ‘Kakuchi(格致)’, ‘Rika(理科)’, ‘Rigaku(理學)’, ‘Kyubutsurigaku(窮物理學)’, ‘kyubutsuri-jigaku(窮物理之學)’, and so on. Even after the Meiji Restoration in 1868, ‘butsuri’, ‘butsurigaku(物理學)’ were translated into various vocabularies. Nishi-Amane called it 'kakubutsugaku(格物學)', and Fukuzawa translated it as 'kyuri(窮理)' or 'kyurigaku(窮理學)'. However, the educational institutionalization of the Meiji government became a decisive moment for 'butsuri' to defeat other competitive vocabulary and to spread as a major translation of physics. In Japan, the term 'butsuri' and 'butsurigaku' began to spread out in the early 1870s as a concept that referred to the concept of scientific inquiry into a field of modern natural science or natural science, breaking away from the confucian meaning. ‘Mulri’, ‘mulrihak’ in Korea began to be understood as a field of modern science by Yu Giljun’s book, Seoyu-gyeonmoon(西遊見聞) in 1895, but he called physics as ‘geokmulhak(격물학)’. ‘Mulri’, ‘mulrihak’ began to be used as a subject of natural science in the Hansung Normal School in 1895, and appeared in the independent newspaper(독립신문) in the late 19th century. By the beginning of the 20th century, Japanese textbooks were translated into Korean, and ‘mulri’ and ‘mulrihak’ were widely introduced in Korea. After that, it seems that 'mulri' and 'mulrihak' spread around the 1910s as a popular vocabularies in Korean society through new novels and magaz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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