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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는 일본어 어휘의 조선 전래와 정착

The Acceptance of the Modern Japanese Word ‘Chulhak’ int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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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철학

초록

본고는 메이지 일본에서 만들어진 ‘철학’이라는 어휘가 근대화시기 조선으로 수용된 과정을 추적한 것이다. 그리스어 philosophia가 동아시아에 최초로 알려진 것은 17세기 전후였다. 이 시기 한・중・일의 지식인들은 philosophia를 원어 발음에 맞춰 한자어 또는 ‘가타가나’로 표기하고, 유학의 개념을 통해 재해석했다. 19세기 들어 philosophy를 조선어로 번역한 외국인 선교사들 역시 그것을 격물궁리, 리학 등 전통 유학의 언어로 번역했다. 그러나 메이지 사상가 니시 아마네가 philosophy를 哲學으로 번역한 이후, 이 어휘는 1880년대 전후 일본에 정착했고, 곧 이어 중국은 물론 조선에도 수용되었다. 19세기 말 유길준이 철학을 소개했을 때까지만 해도, 철학은 궁리학, 도덕학, 성리학 등 전통 유학의 어휘들에 의해 재해석되었다. 철학이라는 어휘가 조선에 본격적으로 이식된 것은 1905년 을사조약 이후였다. 이시기 조선인들에게 철학은 과학과 더불어 新學의 중심축으로 이해되었다. 철학은 과학과 구분됨으로써 근대학문의 한 분야로 스스로의 존립가치를 드러냈다. 이 시기는 철학이 궁리학, 격물궁리학, 리학 등 일찍이 philosophy의 역어들 사이에서 경쟁했던 전통 유학의 어휘들을 누르고 본격적으로 조선사회에 정착한 시기였다. 그러나 新學 수용의 목소리가 증가함에 따라 전통 유학진영의 반격도 시작되었다. 과학과 철학의 차이를 구분했던 유학진영은 과학의 수용을 인정하면서도 철학=물질적 학문이라는 인식 안에서 정신적, 도덕적 학문으로서의 유학의 가치를 옹호했다. 이 같은 경향은 니시 아마네, 후쿠자와 유키치를 거쳐 유학 폐기, 철학 수용의 당위성이 지배적으로 작용했던 메이지 일본의 철학 수용과 구분된다. 조선에서 哲學이라는 어휘의 수용과 정착은 구한말 조선에서의 근대지의 형성에 내재된 특징을 보여준다 하겠다.

Abstract

This paper analyses how the word 'chulha'(tetsugaku in Japanese), which was translated from the word 'philosophy' by Japanese, was accepted into Korea after the 19th century. It is said that the Chinese character ‘哲學’ was coined by Nishi Amane, the first Meiji modern philosopher. After the term tetsugaku was used widely in Japan, it was also imported to Korea and China. Yu gil-jun, a famous Korean thinker, introduced the word in his book, Seoyu Gyeonmun(Observations on Travels in the West), but he explained Western philosophy with Neo-Confucian technical terms and concepts. After 1905, Korean students, who studied in Japan, widely used the word ‘chulhak’. They realized the conceptual difference between the terms; philosophy and science, and translated those terms into chulhak and gwahak. Korean Neo-Confucianists agreed the acceptance of science, but they were highly critical of the acceptance of Western philosophy. They thought that Western philosophers takes not morality but material value seriously. Therefore, if Korean accepted Western philosophy, Korean civilization would be declined into a world of animals such as birds and beasts. They still believed that Confucianism could be reformed according to their will and it could replace philosophy. It is different from modern Japanese who accepted philosophy through the disuse of Confuci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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