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 이광수 문학과 감정의 현상학
The Development of Emotions in Yi Kwang-su’s Literature of the 1910s
0
조회
0
다운로드
18
인용
0
참고문헌
키워드
초록
계몽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되는 『무정』의 주인공 이형식은 그러나 자신의 감정에 지나치게 충실한 나머지 계몽적 영웅보다는 오히려 감정적 인물에 가깝거나 심지어 정신적ㆍ심리적 혼란을 겪는 인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러한 성격의 주인공은 1910년대에 발표된 이광수의 단편소설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바, 이는 ‘정’의 가치를 역설한 그의 문학론에 의해 뒷받침되기도 한다. 이러한 양상은 감수성의 세기로 불린 18세기 유럽의 문화 경향, 곧 인간 본성의 핵심 요소로 이성적 능력보다 정념과 감정을 강조하고 동정, 자비심, 공감, 박애주의 등의 감정을 도덕적 덕목으로 중시했던 경향과 여러모로 조응한다.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는 의학, 특히 신경학적 담론을 중심으로 확산되었으며, 그 결과 민감한 감수성과 감정은 신경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런데 예민한 감각과 신경은 무감각, 무신경에 비해 정련되고 문명화된 것으로 인정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예민한 신경일수록 쇠약해지기 쉬운 것으로 이해되기도 했다. 히스테리는 쇠약해진 신경에서 비롯된 질환(신경병)을 대표하는 용어인바, 이광수의 1910년대 소설에서 과도하게 격렬한 감정이 유발한 우울과 분노등을 수반하는 히스테리를 보이는 주인공을 찾아보기란 그리 어렵지않다. 『무정』의 이형식 역시 이러한 성격에서 자유롭지 않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혼란 상태(노보세)에 빠지는 장면을 빈번하게 노출한다. 감정적이며 다소 여성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이형식이 이러한 혼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남성적인 성격의 전형으로 그려지는 신우선의 역할이 적지 않게 작용함을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정』에서는 감정의 젠더화가 전면화되지는 않으며 동정, 자비심 등의 형태를 통해 공적 가치의 원천으로서의 개인의 감정이라는 지위가 존속된다. 그러나 1920년대 이광수 문학에서는 19세기 유럽에서 발견되는 의학의 도덕화, 즉 신경병이 성격적 결함이나 의지박약등으로 재규정되는 경향과 유사한 변화가 나타난다. 그 결과 민족주의 및 성(性) 보수주의와 강하게 연루되어 신경병은 국민성을 병들게 하는 전염병으로 적대시되고, 또한 남성에 비해 감정과 정념을 극복할 이성과 의지력이 부족한 여성의 병으로 젠더화된다. ?민족개조론?이 대변하듯 이제 감정은 예술적 천재의 몫이 아니라 군중심리에 놀아나는 대중들의 몫이 된다.
Abstract
Yi Kwang-su’s The Heartless has been evaluated as a typical literature of enlightenment, however, the protagonist of this work is not a hero of enlightenment but an emotional character who is carried away by his own feeling and goes so far as to fall into mental or psychological disorder. These kinds of protagonists often appear in the Yi’s works of the 1910s, that is supported by literary criticisms at that time. This tendency corresponds with the culture of eighteenth-century in Europe. Emotions and sentiments were emphasized as key constituent of human nature and valued for moral virtue such as pity, benevolence and empathy. The new theories of human nature centered on the nervous system whose role was important to all passions, sentiments and emotions. A more refined nervous system and a greater sensibility were believed to proof of the more civilized, but at the same time they were more liable to nervous collapse. Hysteria was the most representative and well-known nervous illness at that time. Those who show a hysteria caused by extravagantly violent emotions involving the vapors and the spleen appear as main characters in the Yi’s works of the 1910s and the protagonist of The Heartless is not free from traits of nervous illness(のぼせ). He whose personality is emotional even effeminate can overcome with help from his companion represented as a typically masculine man. Nevertheless, the genderization of emotions does not sweep in that work and the private emotions as the source of public value in the way of benevolence and empathy are sustained. But in the Yi’s works of the 1920s, the moralization of medicine appears widely so that nervous illness is negatively recognized as an epidemic that plagues the national character and a result of a lack of will, that is a capricious, unstable and fragile female personality.
참고문헌 (25)
- "이광수전집" (1971), 삼중당
- 구장률, "근대지식의 수용과 문학의 위치 ―1900년대 후반 일본유학생들의 문학관을 중심으로", 대동문화연구, (67), pp.327~363 (2009), 대동문화연구원
- 김영찬, "식민지 근대의 내면과 표상", 상허학보, 16, pp.11~40 (2006), 상허학회
- 서경석, "초기 춘원 소설의 ‘병(病)’ 모티프와 그 성격", 외국문학, (겨울) (1995)
- 손유경, "1910년대 이광수 소설의 개인과 인류", 현대소설연구, (46), pp.251~280 (2011), 한국현대소설학회
- 손정수, "1910년대 이광수의 문학론과 작품의 관련양상, In 개념사로서의 한국 근대비평사" (2002), 역락
- 신수정, "감정교육과 근대남성의 탄생", 여성문학연구, (15), pp.229~260 (2006), 한국여성문학학회
- 신수정, "韓國 近代女性小說에 나타나는 基督敎的 經驗의 히스테리적 변용 양상", 어문연구(語文硏究), 34(3), pp.327~350 (2006), 한국어문교육연구회
- 이수형, "근대문학 성립기의 마음과 신경", 한국근대문학연구, (24), pp.375~400 (2011), 한국근대문학회
- 이수형, "이광수 문학에 나타난 감정과 마음의 관계", 한국문학이론과 비평, 16(1), pp.317~335 (2012), 한국문학이론과비평학회[DOI]
- 이철호, "『무정』과 낭만적 자아", 한국문학연구, 23 (2000)
- 이철호, "生命으로서의 문학- 『無情』의 ‘생명론’에 관한 고찰", 비교문학, (41), pp.127~152 (2007), 한국비교문학회
- 권보드래, "한국 근대소설의 기원" (2000), 소명
- 김동인, "김동인전집" (1988), 조선일보사
- 김윤식, "이광수와 그의 시대" (1986), 한길사
- 김윤식, "한국문학사" (1991), 민음사
- 김현주, "이광수와 문화의 기회" (2005), 태학사
- 리디아 라우, "언어횡단적 실천" (2005), 소명
- 미셸 푸코, "광기의 역사" (2003), 나남출판
- 수전 손택, "은유로서의 질병" (2002), 이후
- 최보문, "정신의학의 역사" (2009), 바다출판사
- 크리스티나 폰 브라운, "히스테리" (2003), 여이연
- 피터 브룩스, "육체와 예술" (2000), 문학과지성사
- Micale, M. S., "Hysterical Men : The Hidden History of Male Nervous Illness" (2008), Harvard Univ. Press
- Showalter, E., "Hystories : Hysterical Epidemics and Modern Culture" (1997), Columbia Univ. 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