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전쟁체험과 정치체에 대한 인식의 도정
Kim, Su-yeong’s Experience of War and His Recognition Course of Political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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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김수영의 전쟁체험의 상흔이 이후 그가 사유했던 정치체에 관한 인식의 도정에 어떻게 반영 되는지를 살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전쟁 중 의용군과 포로수용소 체험을 통해 국가가 인민들의 안온한 공간이 아니라, 폭력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험한 그에게 근대 국가 체제는 이미 환멸의 공간이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고통은 1950년대 후반 자본주의 문명의 대척점에 서 있는 자연에 관한 수많은 시에서 역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다가 그는 4․19혁명을 통해 인민 주체의 민주주의를 꿈꾸게 된다. 그러나 혁명의 실패로 인해 또 한 번 민주주의 정치체에 대한 상상력이 좌절되자, 또 한 번 고민의 관점을 바꾸게 된다. 이미 혁명 직후 루소와 라스키 등의 정치체 이론을 통해 공부했던 그는 이들 이론가들이 보여주는 인민주권론, 민주정의 위험성, 혹은 그것의 실현 불가능성이 인간의 욕망과 자본의 문제와 결부된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향후 자본의 문제와 정치체의 문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던 중, 바타유, 블랑쇼의 사유와 만난 그는 개별자의 영혼이 억압되지 않는, 그들이 제시했던 시적 공간, 에로티즘적 사유가 추구했던 타자와 바깥의 존재를 용인하는 현실 정치체제 바깥의 공동체를 꿈꾸게 된다. 바로 이러한 점은 중심이 텅빈 채, 혁명적 움직임만이 살아 있는 무위의 혁명적 시공간, 자연이 재등장하는 말기 시들에서 증명되는 것이다. 또한 혁명의 메타포라고 볼 수 있는 시 「꽃」과 「풀」에서 왜 시적 주체가 인간이 아닌 자연물인가라는 의문을 풀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코뮌, 늘 현재적인 이행운동으로서의 코뮌주의를 실현해 보여주기 위한 장치이다. 이러한 김수영의 인식적 도정은 해방기 이상주의적 국가건설이 좌절된 후, 전쟁을 거치면서 좌파적 정치체에 대한 상상력이 제한된 상황, 개발독재체제 하에서 전체주의적으로 강요된 정치체의 등장이라는 한국의 역사적 상황 하에서 취할 수 있는 인식의 최대치였다고 볼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how Kim Su-yeong’s tragic experience of Korean war was reflected in his later recognition of political system. He learned that a nation could be a implementer of violence instead of protecting the people safely, after he experienced as a volunteer solider and a prisoner of war during the war. As such the modern state’s system was already a space of disillusionment. Such reality pain was paradoxically expressed in many poems about Nature, written in the second half of the 1950s, which is opposed to naturalistic civilizations. He, meanwhile, dreamed of a people-led democracy as he underwent the 4․19 Revolution. But when the revolution failed, he had his imagination of the democratic political system thwarted once again, and changed his thought about concerns. Right after the revolution, he already studied the political system theories of Rousseau, Laski, etc., and realized that these theorists’ people sovereignty theory, the danger of democratic justice, and the impracticality thereof were linked to human desires and problems of capital. He then began to deeply think about the future capital problem and political system problem. In the process, he came across the thoughts of Bataille and Blanchot, and dreamed of a community outside the political system, where individual souls are not oppressed, and where their proposed poetic space and erotic thoughts-pursued reality political system―which accepts the existence of others and outsiders―are provided. These points are proved in the late-time poems where there is an idle revolutionary time and space―where, with the center being empty, only revolutionary movements are alive―and where Nature re-emerges. Also, flowers and plants―which are described as the metaphor of revolution in poems―provide an answer to the question why poetic entity is not humans, but nature. This mechanism is designed to actualize commune-ism as the ongoing transfer movement which is not a means for achieving a certain purpose, but which itself is the purpose. Where the construction of an ideal nation during the liberation period was thwarted, making it impossible to imagine the leftist political system after undergoing the war, and where, under the development dictatorship system, the totalitarian political system had to emerge in the Korean history, such recognition course taken by Kim Su-yeong could be the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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