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과 육체 - 『창작과비평』의 민중지향성 분석
Rethinking Changbi’s Minjung-Oriented Literary Criticism
0
조회
0
다운로드
29
인용
0
참고문헌
키워드
초록
이 글은 『창비』의 민중문학담론이 민중의 ‘현장’과 ‘육체’를 재현하는 방식을 본격적으로 검토한 것이다. ‘민중지향성’이라는 이들의 모토가 실제로는 누가 무엇을 왜 지향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하여, 민중지향성이 그려 놓은 이념의 궤적을 따라가기보다는 민중지향성이라는 의장(擬裝) 아래 감추어진 비평가의 시선과 욕망을 분석하고자 했다. 2장에서는 ‘민중’이라는 용어가 1970~80년대 문학ㆍ학술 담론장에서 어떠한 위상의 변모를 겪어왔는지를 백낙청, 김명인, 정과리의 글을 중심으로 간략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 시기 민중지향성의 이론적 안테나에 잡힌 여러 개념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은 민중지향성이 발생시킨 특유의 미학적 파토스를 포착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3장에서는 『창비』의 민중문학담론이 민중의 현장과 육체를 과소/과잉 재현하는 특수한 계기들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창비』 특유의 민중문학론은 역사학계가 발견한 민중의식의 전폭적 수용과 민중적 삶의 현장에 대한 강한 애착이 결합된 형태로 출발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전통에 밝지 못했던 백낙청, 염무웅, 신경림, 이선영, 구중서 등은 역사학자들이 발견한 (과거) 민중의식에 꼭 맞는 (현재) 민중의 몸이 비루하고 너절한 삶의 현장에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것은 양심 있는 지식인이라면 모름지기 현장을 알아야 한다는 시대의 당위적 요청에 이들이 매우 정직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삶의 현장에 진리가 주어져 있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이들은 가난과 폭력으로 피폐해진 민중적 삶의 현장에서 건강과 순수를 찾았고, 특히 민중이 구사하는 사투리(토속어)와 비속어에 따뜻하면서도 활기찬 민중의식이 담겨있다고 판단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건강한 민중의식이 민중의 목소리에 현전한다는 이들의 주장에서 데리다의 정밀한 독법에 따라 내파된 바 있는 형이상학적 사유의 편린들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뚜렷한 모순을 발견하게 된다. 즉, 『창비』의 민중문학론자들은 민중문학을 구성하는 요소로 자신들이 꼽은 온갖 형이하학적 삶의 요소들에 다름 아닌 형이상학적 지위를 부여한 것이다. 『창비』의 민중지향성이 안고 있는 이러한 모순과 불투명성에도 불구하고 『창비』는 1970년대 문학ㆍ학술운동의 주류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다. 그것은 『창비』라는 잡지 자체의 운명이 유신체제를 살아가는 민중적 몸의 현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저항정신, 불굴의 의지, 건강성, 생명력, 포용력이라는 민중의식이 엄혹한 현실에 안착할 수 있게 한 몸은 다름 아닌 『창비』라는 잡지 자체였다. 유신체제하 『창비』에게는 잡지 출간이야말로 그 잡지가 주장하는 특별한 권리였을 것이다. ‘민중적 몸의 현현으로서의 잡지’ 발간이라는 1970년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민중지향성이라는 용어는 애초의 그 불투명성을 그대로 고수해야 할는지 모른다.
Abstract
This paper explores the way in which Changbi’s Minjung-oriented literary criticism represent Minjung’s field of lives and their bodies. In this paper, I attempt to analyse unique gaze and desire of Changbi’s Minjung-oriented literary critics. Chapter II deals with the development and transformation of the term ‘Minjung’ in the literary as well as academic field paying attention to the writings of major critics such as Baek Nak-cheong, Yom Mu-ung, and Shin Kyung-lim. In chapter III, I discuss what motivated them to over/underrepresent Minjung’s field of lives and their bodies. They believe that they can find out the best model for sound body and spirit of Minjung in mean and shabby places in Korean society. According to them, true spirit of Minjung are present in various dialects and slangs they speak in everyday lives. Interestingly enough, their concern with physical materials including Minjung’s voice remind us of Heidegger’s metaphysical thinking of presence what Derrida tried to deconstruct in his philosophical investigations. Although there is explicit inconsistency in Changbi’s Minjung-oriented literary criticism, Changbi played a key role in building, spreading, and supporting progressive thoughts in Korean society. It is the specific circumstance where Changbi can be the manifestation of the oppressed but energetic body of Minjung that made Changbi the most influential media in Korean history.
참고문헌 (44)
- "창작과비평", ~
- "실천문학", ~
- "우리 세대의 문학 1~4", ~
- "우리 시대의 문학 5~6", ~
- "전환기의 민족문학-문학예술운동 1" (1987), 풀빛
- 김병익, "들린 시대의 문학" (1985), 문학과지성사
- 백낙청, "인간 해방의 논리를 찾아서" (2011), 창비
- 김윤수, "한국문학의 현단계" (1982), 창작과비평사
- 백낙청, "한국문학의 현단계 Ⅱ" (1983), 창작과비평사
- 백낙청, "한국문학의 현단계 Ⅲ" (1984), 창작과비평사
- 백낙청, "한국문학의 현단계 Ⅳ" (1985), 창작과비평사
- 강용훈, "백낙청 비평에 나타난 ‘시적(詩的) 창조’의 의미- M. 하이데거와 T.S. 엘리어트의 수용 양상을 중심으로 -", 우리문학연구, (44), pp.355~381 (2014), 우리문학회
- 강정구, "진보적 민족문학론의 민중 개념 형성론 보론", 세계문학비교연구, (27), pp.45~66 (2009), 세계문학비교학회
- 권보드래, "1960년을 묻다" (2013), 천년의 상상
- 김건우, "국학, 국문학, 국사학과 세계사적 보편성 - 1970년대 비평의 한 기원", 한국현대문학연구, (37), pp.525~545 (2012), 한국현대문학회[DOI]
- 김건우, "한국 현대지성사에서 ‘한신(韓神)’이 가지는 의미", 상허학보, 42, pp.499~532 (2014), 상허학회
- 김민정, "1970년대 '문학 장'과 계간지의 부상 : 『창작과비평』과 『문학과지성』을 중심으로", 석사, 언론정보학, pp.2011
- 김수림, "4·19혁명의 유산과 궁핍한 시대의 리얼리즘 ―1960~70년대 백낙청의 비평과 역사의식", 상허학보, 35, pp.141~176 (2012), 상허학회[DOI]
- 김 원, "1970년대 《창작과비평》 지식인 집단의 이념적 계보와 민족문학론", 역사와 문화, 24 (2012)
- 김원, "‘한국적인 것’의 전유를 둘러싼 경쟁: 민족중흥, 내재적 발전 그리고 대중문화의 흔적", 사회와역사(구 한국사회사학회논문집), (93), pp.185~235 (2012), 한국사회사학회[DOI]
- 김정인, "특집 : 내재적 발전론과 민족주의", 역사와 현실, (77), pp.179~214 (2010), 한국역사연구회
- 김주현, "요산 김정한 문학에 나타난 섹슈얼리티", 한국문학논총, (50), pp.47~74 (2008), 한국문학회
- 김현주, "『창작과비평』의 근대사 담론-후발자본주의 사회의역사적 사회과학", 상허학보, 36, pp.443~483 (2012), 상허학회
- 박수현, "‘우리’를 상상하는 몇 가지 방식-1970년대 소설과 집단주의", 우리문학연구, (42), pp.223~260 (2014), 우리문학회
- 박연희, "1970년대 『창작과비평』의 민중시 담론", 상허학보, 41, pp.501~544 (2014), 상허학회
- 배성준, "1980~90년대 민중사학의 형성과 소멸", 역사문제연구, 14(1), pp.31~55 (2010), 역사문제연구소
- 설준규, "지구화시대의 영문학" (2004), 창작과비평사
- 손유경, "백낙청의 민족문학론을 통해 본 1970년대식 진보의 한 양상", 한국학연구, (35), pp.149~174 (2014), 한국학연구소
- 송은영, "1970년대 후반 한국 대중사회 담론의 지형과 행방", 현대문학의 연구, (53), pp.103~136 (2014), 한국문학연구학회
- 서은주, "1970년대 문학사회학의 담론 지형", 현대문학의 연구, (45), pp.475~511 (2011), 한국문학연구학회
- 신주백, "관점과 태도로서 ‘內在的 發展’의 분화와 民衆的 民族主義 歷史學의 등장- 民衆의 再認識과 分斷의 發見을 중심으로", 동방학지, (165), pp.193~233 (2014), 국학연구원
- 윤해동, "에피고넨의 시대, ‘내재적 발전론’을 다시 묻는다", 민족문화논총, (47), pp.29~58 (2011), 민족문화연구소
- 이경란, "1950~70년대 역사학계와 역사연구의 사회담론화 -『사상계』와 『창작과비평』을 중심으로-", 동방학지, (152), pp.339~383 (2010), 국학연구원
- 이상갑, "1980년대 문학-예술성과 운동성의 길항관계, 그리고 민족문학의 역사성", 작가연구, (15) (2003), 깊은샘
- 천정환, "서발턴은 쓸 수 있는가 : 1970~80년대 민중의 자기재현과 ‘민중문학’의 재평가를 위한 일고", 민족문학사연구, (47), pp.224~254 (2011), 민족문학사학회
- 하상일, "1960년대 현실주의 문학비평과 매체의 비평전략" (2008), 소명출판
- 한영인, "1970년대 『창작과 비평』 민족문학론 연구", 석사, 국어국문학과, pp.2012
- 황병주, "1970년대 비판적 지식인의 농촌 담론과 민족재현 - ≪창작과 비평≫을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 (24), pp.76~105 (2012), 문화사학회
- 김병익, "『창작과비평』, 『문학과지성』을 말한다 - 김병익, 염무웅 초청 대담 -", 동방학지, (165), pp.261~297 (2014), 국학연구원[DOI]
-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한국현대예술사대계 Ⅳ-1970년대" (2004), 시공아트
-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한국현대예술사대계 Ⅴ-1980년대" (2005), 시공아트
- 데리다, J, "입장들" (1992), 솔
- 주형일, "인민이란 무엇인가" (2014), 현실문화
- 하이데거, M, "예술 작품의 근원" (1996), 예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