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 ‘동양’ ․ ‘아시아’ 담론과 ‘민족’의 발견
Discourses on "East" and "Asia" and Discovery of the "Nation" in the Late Jo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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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이후 조선에 나타난 ‘동양’․‘아시아’ 담론, 특히 인종주의적인 삼국제휴론 등에 대해 기존 연구는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성을 간파하지 못하게 하고, 근대적인 민족국가의 수립을 저해하는 요인이자 극복의 대상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한말(韓末) 인종주의적 동양 담론의 역사적 전개 양상을 살펴볼 경우, 그것을 단지 근대적인 ‘민족’의 발견이나 민족국가의 형성을 저지했던 요인으로만 파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의화단운동을 거치며 조선에서 더욱 확산되었던 인종주의에 입각한 “멸종(滅種)”의 위기의식은 ‘왕조의 쇠락’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종족(種族), 주민집단의 존멸(存滅)을 표상하게 함으로써 위기에 처한 “동포민족(同胞民族)”이라는 표현을 출현케 하였다. 나아가 러일전쟁을 겪고 국망(國亡)의 위기의식 속에서 황인종으로서의 ‘종(種)’을 넘어서 국가의 명운과 결부된 형태의 ‘종(種)’ 혹은 국가와 구분되는 주민집단으로서 “민종(民種)”, “민족(民族)”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집단적 주체로서 ‘민족’의 발견 과정에 생물학적 인종 담론이 갖는 매개적 역할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문명개화론에 입각하여 동아시아 삼국제휴론을 전개했던 논자들의 경우 “천청(賤淸)” 의식에서 배태되어 있듯이 문명화에 이르지 못한 조선을 문명국(일본)이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장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에 따라 러일전쟁 이후 그들의 삼국제휴론 속에는 일본에 의한 한국의 문명화 논리가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던 것이다. 그들이 견지했던 ‘근대문명주의’적 관점은 자기문화에 대한 멸시적 태도와 직결된 것이었고, 대내․대외적인 양 방향에서 식민주의적 태도를 심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변법론에 입각하여 동아시아 삼국제휴론을 전개했던 논자들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자국에서 지속되어 왔던 문화에 대해 재발견, 재의미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점진적인 문명화를 추구했던 변법론자들 또한 인종경쟁론과 같은 사회진화론적 사고에서 탈피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안적인 ‘문명론’을 체계화하지는 못했지만 한․청․일의 삼국제휴론 그 자체의 논리적 완결성은 비교적 높았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단순히 일본에 의존하여 현재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관점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고, ‘청’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일정한 의미 부여를 유지해 나갔던 것이다. 변법론적인 수용 태도 또한 ‘문명화’의 논리를 거부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속되어 왔던 자문화’에 대한 재전유를 시도함으로써 근대국가로의 전환과정에서 나타나는 폭력성의 문제와 함께 새로운 해방성의 방향을 재구성해 나가는 것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Abstract
The consciousness of an "extinction"-related crisis based on racism, which was wide spread in Joseon after the Uihwadan Movement, led to the emergence of the expression "countrymen's nation," which carried a different undertone from the "fall of the dynasty." After the Russo-Japanese War, the need to make Joseon a protected state became visible. Withe the awareness of a crisis threatening the country of falling, meanings of "tribe" as connected to the fate of the country began to emerge over the boundary of the Mongoloid "species." The expression "Minjong (民種)" also emerged to designate the species formed by the resident group that was distinguished from the state. Therefore, when studying the process of discovery of the "nation" in the collective consciousness, there should be a focus on the mediating role of the discourse on biological race. The theory of solidarity between the three East Asian countries, which was developed based on the theory of civilization, posits that a civilized country (Japan) should lead Joseon, which was not considered civilized based on the consciousness of "Cheoncheong (賤淸)." After the Russo-Japanese War, the theory of solidarity between the three East Asian countries further reinforced the idea that Japan was helping Joseon turn into a civilized country. Whereas The advocates of the Byeonbopron (變法論), who sought progressive civilization in the middle of attempts to rediscover their own culture and to grant it new meanings, had a relatively negative response to the idea that Joseon should overcome its current crisis by simply depending on Japan, and they continuously emphasized the existence and roles of "Q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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