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대 문헌의 公刊과 근대적 호명 -근대 계몽기 지적 公認의 변화-
The Modern Publication of Pre-Modern Literature and Its Significance: The Change of Intellectual Accreditation in Korea’s Enlightenment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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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20세기 초반에 이루어진 성호, 연암, 다산 등 18-19세기 저술들의 公刊을 통해 근대 계몽기 지적 공인의 방식과 목적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조선의 지적 전통이 ‘구학’이라는 시간성의 각도에서 조명된 것은 20세기 이후 제국주의 일본이라는 타자와 대면한 이후였지만 모든 전근대 문헌이 곧바로 구학으로 편재되어 폐기된 것은 아니다. 20세기 초에 연활자와 근대식 출판 기관이 활성화되었지만 전근대 문헌인 문집 간행은 도리어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세기 초반에 이루어진 전근대 문헌의 간행은 이 시기 지식의 정당성을 승인하던 전통적 체제가 변화했으며 간행의 취지 역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중국에서 연암집이 간행된 것은 그의 문장 때문이 아니라 연암이 서구 근대의 핵심 사상을 선취했다는 이유 때문이며, 다산의 저술이 玄采의 廣文社를 통해 공간된 것 역시 그의 사상에 루소와 몽테스키외에 비견될 근대성이 담보되어 있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20세기 초반에, 전시대의 지적 자원들은 전통적 공인과 유통의 체계에서 이탈해 근대적 호명의 방식으로 소환되고 유통된 것이다. 연암집이 중국에서 출간된 일이나 광문사라는 근대적 출판 기관을 통해 다산의 저술이 공간된 것은 당시 조선에서 지적 승인의 주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국가, 문중, 유림이 아닌 개인 혹은 근대 출판 기관을 통한 전근대 문헌의 공간은 ‘근대’와 대면하기 위해 선별되고 기획된 근대적 실천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후 在朝 일본인이나 최남선의 조선 광문회가 출판한 조선 문헌이 기획된 상업적 상품으로 광고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었다는 점과 비교한다면 이 문헌들은 전통적인 지식장 안에서 ‘읽혔다’는 점에서 과거의 보존이 아닌 민족적 위기 상황 돌파를 위한 현재성의 기획으로 평가할 수 있다.
Abstract
This paper will examine the ways in which intellectuals were recognized in the period of modern enlightenment. This will include analyzing the reasoning behind and the process of early 20th century publication of the works of scholars from the 18th and 19th centuries, including those of seongho Yi-ik, Yeonam Park Ji-won, and Dasan Jeong Yag-yong. During the early 20th century. In Imperial Japan, the Joseon intellectual tradition was considered “old learning” by contemporaries. However, not all pre-modern literature was dismissed under the rubric of old learning. The publication of pre-modern munjip expanded on account of the proliferation of lead-type printing and modern publishing houses. Nonetheless, the publication of pre-modern literature in the 20th century indicates that the traditional social accreditation of knowledge and the purpose of publication had been undergoing changes. In China, Yeonamjib was published not on account of the value of its contents but in appreciation of the fact that he had successfully acquired the essential ideas of Western modernity ahead of the others. Moreover, Gwangmunsa which had been founded by Hyeon Chae, published Dasan’s works on the basis that they represented a level of modernity comparable to the ideas of Rousseau and Montesquieu. As a result, it may be concluded that the intellectual resources of earlier eras were separated from the traditional system of recognition and distribution and were summoned and circulated in the ways of modern interpellation. The publication of the Yeonamjib in China or Dasan’s works by the modern publishing house of Gwangmunsa indicates that the subject of intellectual accreditationwas in the process of changing. Given the fact that pre-modern literature was published neither by the state, the family or followers of the writer, but by modern publishing houses shows that these publications were selective projects meant to confront the flood of modernity. Contemporary intellectuals published pre-modern texts and literature not as an attempt to preserve the past but as an endeavor to overcome the national crisis of the 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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