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사회’의 출현 -이인직의 『혈의누』론-
The Emergence of ‘Inminsahoi(People’s Society)’ -A Study on Lee Injik’s Blood 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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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혈의누』를 ‘사회’를 둘러싼 담론 맥락에 접속된 텍스트로 바라봄으로써 그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고, 나아가 이인직의 신소설 일반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 1905년 즈음을 기점으로 하여 국가, 국민, 민족 등 일본을 타자로 하여 경각심을 일깨우고 공동의 정체성을 함양하는 것이 공론장의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자연스러운 ‘같음’을 본질로 하는 공동체만이 국가의 토대로 상정되었던 것은 아니다. ‘다름’을 본질로 하는 타자들로서의 다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개인들의 집합과 같은 것을 국가의 토대로 상정하는 상상력도 발휘되고 있었다. 이러한 분기를 대표하는 개념이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사회’는 다수가 참여하는 공동영역과 그 관계성을 포함할 수 있는 영역으로서 표상되었다. 하지만 국권 상실의 위기가 현저한 시기에 사회는 국가와 병행 혹은 대립하기보다는 국가의 토대로 상상되는 경향을 강하게 보여주었다. 이인직은 국가와는 구분되는 사회라는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신소설 창작 및 언론 활동, 신연극 활동 등을 전개했다. 이인직의 목적은 보통교육과 실업 진흥을 통해 국가를 보조할 실력을 갖추도록 ‘인민사회’를 지도하는 데 있었다. 이 때 상정된 ‘사회’는 여러 다른 종류의 ‘사회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동생활을 분담하는 사람들의 집합으로서의 사회, 사회적 단체나 결사로서 일정한 직능을 가지는 소사회, 소사회들이 존재하는 대형체를 가리키는 대사회 등이 그것이다. 국가는 전세계적 사회진화 과정에 있어 경쟁과 도태의 단위이며, 신민을 보호하는 직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가장 의미 있는 사회체로 간주될 수 있다. 따라서 국가는 다른 종류의 ‘사회’들을 동원할 정당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개별 인민의 수준에서 이 동원은 국가정신과 애국심의 함양에 의해 가능해진다. ‘인민사회’는 우연에 의해 공동생활을 분담하게 된 인민의 집합으로서, 국가는 이로부터 결성되는 단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혈의누』는 조선 사회를 청일전쟁이라는 공동 경험을 가진 인민의 집합으로 드러내고, 그 안에서 가능한 사회적 관계들과 지속가능한 사회적 관계들이란 어떤 것이 있을지를 탐색해 나간다. 또한 국가만이 그 성원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회체로 상정되었다는 점을 감안하자면, 『혈의누』를 조선 사회를 토대로 하여 국가를 조직해내는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서사적으로 시험해 보았던 텍스트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혈의누』에서 사회 내의 관계는 먼저 적대와 위험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이기심과 무관심은 가장 본질적인 사회적 관계성으로 나타난다. 한편으로 구조와 협조의 코드를 통해 만들어지는 사회적 관계가 존재하는데, 주인공 옥련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관계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동정과 같은 감정적인 동기에 기초한 사회적 관계가 일시적인 것인 데 비하여, ‘국가정신’을 공유하는 지적 유대로 전환될 계기를 가진 사회적 관계는 비교적 항구적인 것으로 표상된다. 『혈의누』에서 가장 근대 사회적인 존재자로 형상화된 것은 옥련이다. 옥련은 유학을 통해 근대 사회적 존재자로서 변형되는데, 이는 언어와 교제술의 획득을 통한 변형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옥련은 여전히 김관일, 구완서가 지도해야 하는 하위 존재로 위치된다. 이처럼 옥련의 정체성이 ‘인민사회’에 붙박혀 있는 것은 당시 담론이 여성에게 부여한 역할의 한계와도 연관되어 있다. 여성이 개화 지식인 남성에 의해 공론장으로 호출된 사회적 행위자로서 존재한다는 한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옥련에게서 국가로 상승할 수 없는 타자로서의 단면들을 읽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Abstract
この論文は李人稙の 『血의淚』を当時'社会'をめぐって形成された談論に接続させることでその意味を改めて検討し、ひいては李人稙の新小説全般に対する眺望点を定礎しようとした。そのために李人稙が連載した「社会学」を重要に参考して 『血의淚』の解釈を進めた。 近代初期に至って国家、国民、民族など日本を他者として警戒し、内部の共同のアイデンティティを養成するのが公論場の重要な課題になってきた。しかしこの時期に同一さに基づいた共同体だけが国家の土台として想定されたわけではない。相異を本質ともつ他者としての多数、利害がかちあう個人の集合などを国家の土台として想定する想像力も発揮されていた。こういう分岐を代表できるのが'社会'と言う概念である。'社会'は多数が関わる共同の場として、その中の関係性をめぐることができる概念として現れた。しかし国権喪失の危機が顕著な時代に社会は国家と平行、または対立できる領域ではなく、国家の土台として想像される傾向が強かった。こういう動きを代表できるのが 『血의淚』である。 李人稙は国家とは違う社会に焦点を絞って文筆活動を進めた。彼の目的は普通教育と失業振興によって国家を補助することができる実力を備えるために'人民社会'を指導することにあった。彼が想定した'社会'は多様な種類の社会的形態をもっていた。共同生活をする人々の集合としての社会、社会的団体または決社として職能をもつ小社会、小社会が存在する大形態としての大社会がそういう種類である。国家は全世界的な社会進化過程によって競争の単位であり、臣民を保護する職能を行ずるためにもっとも重要な社会的形態だとみなすことができる。したがって国家はほかの多様な形態の社会たちの上部に立ち、動員する正当さを持つのだと見なされる。人民の水準でこの動員は国家精神と愛国心の養成によって可能になる。人民社会は偶然によって共同生活をもたされた人民の集合であり、国家はそれから結成される団体だと言える。 『血의淚』は朝鮮の社会を日清戦争を共同に経験した人民の集合として目立たせて、その中で可能な社会的関係と持続可能な社会的関係の性格と様子を探っていく。国家だけがその成員を保護する能力をもつ社会的形態として想定されていることを考え会わせると、この作品は朝鮮社会を土台として国家を結成するという作業を試してみた叙事とも考えられる。『血의淚』で社会的関係はまず敵対と危険の様子であらわれて、無関心と利己心はもっとも本質的な社会的関係性としてあらわれる。一方では救助のコードによってつくられる関係も存在する。それは主人公の玉蓮を中心として展開される関係である。しかし同情などの感情的動機に基づいた関係が一時的なのに対して、国家精神を共有する知的․心理的繋りへ転換する機械を持つ関係は比較的に維持できるのとあらわれる。 この作品でもっとも近代社会的な存在者として形成されたのは玉蓮である。彼女は留学を通して近代社会的な存在者として変形される。それは言語と交際術の獲得による変形である。しかし彼女は相変わらず男性人物に指導されるべきの下位主体と残される。こうして彼女のアイデンティティが人民社会から離れないのは当時の公論が女性に与えた役割の限界とも連関されている。女性は知識人の男性によって公論場に呼び出された社会的行為者として存在したという限界がここで現れる。したがって彼女からは国家に完全に上昇することができない他者としての片鱗を読み出すことができ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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