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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를 이해할 수 없음을 견디는 윤리적 조우: VR 영화 「아메리칸 타운」을 중심으로

Ethical Encounter to Endure the Incomprehensibility of the Other: Focusing on the VR Film Comfort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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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기타인문학

초록

고통 속에 놓인 타자와 어떻게 윤리적으로 조우할 수 있을까? 페미니즘 영화이론가 카야 실버만이 제안한 “이질적 동일시”라는 개념은 이 문제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었다. 본 논문은 이질적 동일시 개념을 비판적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VR 영화 작품을 분석하여, 예술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이질적 동일시의 윤리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본 고는 먼저 이질적 동일시라는 개념이 어떤 입장에서 제안된 것이고 그 구체적인 방안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밝힌다. 이질적 동일시에 대한 실버만의 접근 방법에 대해서는 진 와이어트와 사라 아메드가 비판한 바 있다. 비판의 주된 내용은 실버만이 이질적 동일시의 조건으로 타자를 이상화했고 또 사랑의 감정을 앞세웠는데, 그런 접근 자체가 또 다른 폭력적 배제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본 논문은 이러한 비판을 검토함으로써 두 이론가가 지적한 문제점을 해소하는 더 나은 이질적 동일시, 즉 타자를 이상화하거나 사랑을 전제하지 않으면서 타자와 있는 그대로 함께하는 이질적 동일시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타자와 있는 그대로 함께하기 위해서는, 타자에 대한 완전한 이해란 궁극적으로 불가능하다는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이러한 이해 불가능성이 예술 작품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관찰하여 이질적 동일시가 이루어 낼 수 있는 윤리적인 성찰의 의미를 재해석하고자 한다. 본 고는 이질적 동일시의 가능성을 새롭게 검토할 만한 작품의 한 예로서, 쇠락한 미군 기지촌을 무대로 하고 그곳의 성노동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김진아 감독의 VR 시네마 「아메리칸 타운」(2023)을 분석한다. 본 고는 「아메리칸 타운」 에서 미군 위안부를 비추는 방식이 간접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관객으로 하여금 그려지는 대상에 쉽게 다가서거나 그 존재를 간단히 규정할 수 없도록 만드는 구성적 장치가 분석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본 고는 이 장치와 그로 인한 효과를 ‘막’이란 용어로 표현하고자 한다. 「아메리칸 타운」에서의 ‘막’에 대한 분석은 먼저 주인공의 처지나 일상을 제한적으로 보여주는 거울을 통해 시작된다. 거울을 통해 주인공은 익숙하지만 또 낯선 형상으로 비춰진다. 그렇기에 관객은 대상에 집중하게 되고 모호하지만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본 고는 이 과정에서 주인공을 존중하게 만드는 이질적 동일시가 발생하는 양상을 분석했다. 다음으로 VR이라는 매체의 특성인 “스웨이지 이펙트”가 관객으로 하여금 어떻게 주인공과 연결되면서 유리되어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지 살핌으로써 이질적 동일시가 생성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마지막으로 작품 말미의 출처를 명확히 알 수 없는 목소리가 환기하는 의미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소리의 ‘막’이 만드는 이질적 동일시의 의미와 효과를 검토했다. 최종적으로 이질적 동일시의 발생이 관객의 감응 능력에 따라 좌우될 수 있음을 상기하고, 이 작품이 수용되고 유통되는 상황의 여러 문제점들을 후기 식민주의적 관점에서 지적해 봄으로써 남은 과제를 제시했다.

Abstract

This paper critically revisits Kaja Silverman’s concept of heteropathic identification as a framework for ethical encounters with the suffering Other. While Silverman emphasized idealization and love as preconditions for such identification, critics like Jean Wyatt and Sara Ahmed have pointed out the risks of exclusion inherent in this approach. In response, this study explores an alternative form of heteropathic identification—one that does not rely on idealization or love but instead embraces the impossibility of fully knowing the Other. Through an analysis of the 2023 VR film Comfortless, which portrays a camptown sex worker in a U.S. military zone, this paper investigates how aesthetic strategies such as partial visibility, the “Swayze effect” of VR, and the unclear source of sound create a sensory “membrane” that mediates the viewer’s encounter with the Other. These techniques foster a respectful, affect-based identification without mastery or full comprehension. By reinterpreting heteropathic identification in this context, this paper highlights its ethical potential in contemporary media and raises postcolonial concerns about the reception and circulation of such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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