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전사, 경계의 타자 - 탈냉전시대 한국전쟁 영화에 나타난 ‘北’의 표상 -
Isolated Warriors and Others at the Boundary : The Representations of "North Korea" in Korean War Films in the Post-Cold War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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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에서는 탈냉전시대에 제작되고 개봉된 한국전쟁 영화를 대상으로 그 영화들에 나타난 ‘북(北)’의 표상이 냉전시대와 달라지는 양상과 시기에 따라 변화하는 추이를 고찰하고 그 함의를 밝혀 향후 나아갈 바를 조망하고자 했다. 탈냉전시대가 시작되는 1990년부터 2012년에 이르기까지 ‘북’에 관련된 표상이 드러나는 영화는 1990년대 말을 변곡점으로 하여 크게 둘로 나뉜다. 1990년대에는 그 동안 다루어지지 못했던 빨치산이나 좌익운동을 소재로 취하여 인민군 혹은 공산주의 그룹의 내부로 들어감으로써 그들도 우리와 같은 피해자임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나온다. 2000년대에 가면 한국전쟁을 비롯해 간첩, 탈북, 이산가족 상봉 등 ‘북’에 관련된 제재가 영화 장르의 관계망 안으로 편입되면서 표상이 비교적 다양화된다. 그런데 2010년에 가까워올수록 또 다른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기술과 스펙터클 면에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관습의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장르의 답보 내지 퇴행상태에 머물고 있다. 그것은 분단에 대한 문제의식이 깊어지지 못하고 있는 데 큰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개인감정을 최우선시하는 경향이 자리 잡고 있다. 개인감정은 적을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고 이념과 경계를 무화시키며,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 그래서 기성의 경직된 질서를 깨뜨릴 때는 긍정적으로 작동할 때가 있다. 그러나 최근의 동향에는 분명히 우려할 만하게 과잉되는 점이 있다. 우정, 형제애, 민족애와 같은 감정에 의존하여 문제들을 봉합하여 온 것은 남북문제를 다루는 영화들의 뿌리 깊은 관습이다. 그런데 감정이 행동을 지배할 때 냉철한 판단과 합리적 소통은 설 자리를 잃는다. 게다가 ‘우리’라는 전제로 움직일 때 거기에는 언제나 타자화 되는 ‘다름’이 있을 수밖에 없다. 탈냉전시대에 들어서며 이분법을 해체하는 경계공간들이 생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여전히 타자로 남아있는 것은 ‘이념’ 문제이다. 그래서 한국전쟁 영화에서 끝까지 이념을 고수하는 인물들은 고립된 전사로 죽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Abstract
This study set out to examine the changing patterns of the representations of "North Korea" in films on the Korean War made and released during the post-Cold War era (as opposed to the Cold War era), trace their changes according to the periods, and explore their future directions through implications. Films containing the representations related to "North Korea" from 1990 when the post-Cold War era began to 2012 are divided into two major categories with the late 1990s as the inflection point. In the 1990s, films were made and released which depicted partisan or left wing movements, which were not treated before, delved into the inside of the people's army or community groups, and showed that they were victims like us. In the 2000s, the representations of North Korea became relatively diversified as the materials related to "North Korea" such as the Korean War, spies, defection from North Korea, and reunion of dispersed families were included in the network of film genres. Another round of changes was detected after 2008 when the keynote of policies for North Korea was changed. In spite of the advancements in technology and spectacle, there was no noticeable reform of conventions, which led to the stalemate or regression of genres. It is largely because the problematic consciousness of the separation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has not deepened. At the bottom of the reason was the trend of putting personal feelings before anything else. Personal feelings make enemies look human, break down ideologies and boundaries, and come before all other values, thus playing a positive role in breaking the old strict order. The recent trend, however, clearly has some excessive points that call for concern. One of the deep-rooted conventions of films on North and South Korean issues is to stitch up problems by resorting to such emotions as friendship, brotherly affection, and love for the race. When emotions rule actions, hard-headed judgments and rational communication have no place to stand in. Furthermore, when we move based on the premise of "us," "being different" always becomes others. Even though the dichotomous boundaries collapsed in the post-Cold War era, the issue of ideology at the boundary cannot help remaining as others. Such limitations are demonstrated in the figures who stick to their ideology till the end, facing death as isolated warriors in films on the Korean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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