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대한 복수, 복수로서의 소문 -이청준 소설의 소문 연구-
Revenge for Rumors, Rumors as Revenge : A Study on Rumors in Lee Cheong-jun’s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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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이청준의 소설에서 소문이 기능하는 양상을 살피고, 나아가 소문과 이청준 고유의 문학관과의 연계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간 소문에 관한 논의들은 거짓/진실이라는 이분법적 틀 안에서 다루어져 왔다. 소문의 내용이 전적으로 허구인지 혹은 모종의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지가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나 거짓과 진실의 대립은 소문에 선재하는 실체가 아니며 소문 이후에야 비로소 중요해진다. 거짓과 진실, 사실과 허구라는 대립 구도는 소문의 효과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본고는 거짓/진실이라는 이분법적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소문이 현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청준의 소설은 소문의 진위 여부에 연연하지 않는다. 소문의 내용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거짓임을 알면서도 소문에 충실하는 인물들도 있다. 이청준 소설에서 소문은 ‘상징적 진실’로서 기능한다고 말할 수 있다. 비록 그것이 허위인 경우에도 소문은 인물들의 현실을 통제하고 구조화하는 것이다. 진위 여부와는 무관하게 기정사실처럼 작용한다는 것이 소문의 본질적 특성이다. 이청준의 소설 「뺑소니 사고(1974)」에서는 소문의 이런 특성과 대결하려는 의지가 드러난다. 하지만 「용소고(1990)」에 이르면 이 의지는 좌절되고 만다. 소문으로 인해 살인을 하는 이야기(「소문과 두려움(1971)」)에서 소문에 대한 대결 의지(「뺑소니 사고」)와 그 좌절(「용소고」)을 거쳐 소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이상한 선물(2007)」)까지, 소문을 바라보는 작가의 인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츰 변화했다. 소문에 대한 이러한 인식 변화를 이청준 고유의 문학론인 ‘복수로서의 문학’과 연관시켜 읽을 수 있다. 소문의 의미 변화와 ‘복수로서의 문학론’의 호응 양상을 살피는 일은, 세상에 복수하기 위해 소설을 쓰게 되었다는 이청준의 문학론이 ‘소문에 대한 복수’에서 ‘복수로서의 소문’으로 깊어져 갔음을 알 수 있게 한다.
Abstract
Discussions about rumors have been handled within the frame of the dichotomy of false/truth. However, the contrasting composition of false and truth, fact and fiction is only the effect of rumors. Therefore, when discussing rumors appearing in literary works, it is necessary to have an attitude not to focus on the authenticity of the contents. This paper aims to break away from the binary opposition of false/truth and examine how rumors affect reality. For this purpose, analyzed the rumors of Lee Cheong-jun’s novel. In Lee Cheong-jun’s novel, rumors function as ‘symbolic truths’. The essential characteristic of rumors is that they act as if they were established facts regardless of whether they are true or not. In “Hit-and-Run Accident(1974)”, the will to confront this characteristic of rumors is revealed. However, when you reach “Yongsogo(1990)”, this will is frustrated. From the story of murder caused by rumors(“Rumors and Fears(1971)”) to the will to fight the rumors(“Hit-and-Run Accident”) and its frustration(“Yongsogo”), and the story of finding the meaning of life in the rumors (“Strange Gift(2007)”), the author’s perception of rumors has gradually changed over time. This change of perception can be read in connection with Lee Cheong-jun’s own literary theory, ‘literature as revenge’. Examining this relationship shows that Lee Cheong-jun’s literary theory that he wrote a novel to revenge on the world has changed from ‘revenge for rumors’ to ‘rumor as rev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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