烈女圖에 담긴 폭력과 관음의 이중 굴레― 《五倫行實圖 烈女篇》을 중심으로
The Double Bondage of Violence and Voyeurism in the Prints of Female Chastity, Yeolnyeo-do― The Reinterpretation of Oryunhaengsildo’ Pri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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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五倫行實圖》의 판화는 조선 후기 이 책의 출판이 가졌던 사회적 의미와 당시에 노출되어 있던 언어적・시각적 환경, 그리고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다양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오륜행실도》는 조선 전기부터 이어온 왕실 윤리서의 전통을 이어받아 현재의 언어와 그림으로 새롭게 꾸미고자 하는 의욕을 보여준다. 일명 ‘전통의 현재화’라고 부를 수 있는 이 기조는 《오륜행실도》의 판화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오륜행실도》의 판화는 《三綱行實圖》의 여러 다시점 중의 한 장면을 선택하여 확대하였는데, 그 선택은 철저히 삼강도 판화가 처음 지정한 ‘제목’에 부합하는가가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보수적으로 삼강행실도의 제목을 따르다보니 때로는 사건의 본말을 잘 드러내지 못하고 열녀의 행위만이 박제된 도상을 양산하는 경향이 생겼다. 《오륜행실도》는 한편 당시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통속적 회화의 화풍을 수용하기도 하였다. 명말의 소설 삽화는 당시 중국의 열녀전과 미인도에 넓게 영향을 주었다. 《오륜행실도》는 그 일부는 취하고 일부는 절제하였다. 인물의 제스처나 표정을 미화시키고, 화려한 궁궐과 정원의 표현은 취했다. 여성이 혼자 외딴 규방에 앉아 있는 구도를 빌리기도 하였다. 다른 한편 명말 소설 삽화풍으로 그려진 《汪氏增輯列女傳》에서 보이는 것처럼 남편에 대한 사랑이나 죽음을 앞둔 갈등 같은 감정은 취하지 않았다. 에로틱한 신체 노출이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장면도 절제하였다. 이처럼 《오륜행실도》는 조선 전기의 행실도 전통을 계승하고, 통속적 회화를 선택적으로 취사함으로써 세련되면서도 절제된 열녀도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윤리서로서 《오륜행실도》의 기능에 얼마나 적합하였을까. 《오륜행실도》는 여성의 갈등과 사건의 본말을 생략하고 ‘烈’을 증명하는 죽음의 행실만을 중심에 두고 있다. 아름다운 여성의 신체와 규방 공간은 죽음을 미화할 뿐 아니라 그에 대한 관음증적인 시각을 허용하였다. 《오륜행실도》가 얼마나 여성 교화에 효력을 발휘하였는지는 증명하기 어렵다. 다만 당시 여성들에게 가해진 폭력과 관음의 이중적 억압을 반영하기는 충분해 보인다.
Abstract
This paper analyzed the Prints of Female Chastity(烈女圖) in Oryunhaengsildo(五倫行實圖), An illustrated Guide to the Five Bonds and examined the function of visual edification in the Era of King Jeongjo(Jeongjo, r. 1776~1800). The prints in Oryunhaengsildo casts various implications for the significance of its publication in the late Joseon Dynasty, the linguistic and visual environment exposed at the time, and the perspective on gender. Oryunhaengsildo attempted to renew the Hangeul translation and replaced the previous prints with the current style illustration, while conservatively maintaining the text part of earlier ethic books, Samganhaesildo(三綱行實圖), and Yiryunhaengsildo(二倫行實圖) to inherits the authority of the early age of Joseon court. Oryunhaengsildo adopted the painting style of popular prints widespread at that time. The illustrations of the late Ming novels had a wide influence on China’s prints of ethics and paintings of beauties. Oryunhaengsildo selectively accepted the characteristics of novel illustrations. For example, it takes expressions that glorify the gestures and facial expressions of characters or decorate the background with palace like buildings and gardens. On the other hand, it did not implicate emotional feelings such as romantic love for her husband or uneasy conflict between death and fidelity as shown in the late Ming ethic book for female, “Wang’s edition of the Famous Women,(王氏列女傳).” Oryunhaengsildo also restrained an erotic body exposure or overly stimulating and violent scenes from commercial prints. In this way, Oryunhaengsildo inherited the tradition of early Joseon Dynasty and was able to create a sophisticated and restrained ethic book by selectively adopting the elements in the popular paintings. How appropriate was this change and renewal for the function of the Oryunhaengsildo as an ethics book? It focused only on the women’s behavior to prove their integrity which leaded to death and neglected women’s conflict or the casual relationship of the case itself. The beautiful woman’s body and female inner chamber not only glorified her death, but also allowed a voyeuristic view of it. The scene of a woman’s body being amputated can arouse sadistic pleasure and voyeuristic gaze from the viewer. The Oryunhaengsildo must not have intended such effects from the viewer but it reflected the collective unconsciouness of the society which suppresse women with the double bondage, violence and voyeu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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