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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코리안의 아리랑 여정(旅程)

Zainichi Korean Arirang Rou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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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남북한을 연결해주던 아리랑이 최근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연결하는 매개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재일코리안 음악가들이 오랜 기간 쌓아온 창조적 역량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본조아리랑>을 비롯하여 한반도에서 탈영토화된 다양한 아리랑을 일본 사회 안에서 재영토화하며 ‘아리랑’의 의미도 디아스포라 맥락 안에서 재구성하는 중이다. 이에 본고는 2019년 한국에서 상영된 두 개의 아리랑 다큐멘터리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재일코리안 음악의 현재》, 《디아스포라의 노래: 아리랑로드》와 관련 음악들을 중심으로 재일코리안 음악가들의 최근 활동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다큐멘터리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에는 동명의 음악회에 참여한 재일코리안 음악가들의 목소리가 담겼다. 북한 음악 레퍼토리를 연주하면서도 재일코리안 음악은 북한 음악과 같지 않다고 말하는가 하면, 아리랑 곡조를 전혀 닮지 않은 민중가요풍의 노래를 부르면서 이것도 또 하나의 아리랑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놓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본국을 지향하되 민족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디아스포라 정체성을 구축하는 발판으로 ‘아리랑’을 사용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디아스포라의 노래》에는 재일코리안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의 아리랑 여정이 실렸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한국·일본의 음악가들과 함께 작업한 다채로운 버전의 <정선아리랑>이 그 중심을 이룬다. 남북이 만나고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이야기할 때면 습관처럼 아리랑이 등장하곤 한다. 아리랑이 한반도와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연결하고 ‘코리안’이라는 정체성을 형성하는 구심점이 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한반도 아리랑이 <본조아리랑>만 있는 것이 아니듯, 아리랑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도 하나일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재일코리안이 창출하고 있는 다채로운 아리랑의 모습은 단순히 한국의 음악문화를 풍성하게 만든다는 차원을 넘어, ‘코리안’이라는 정체성의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층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Abstract

Arirang, which had often connected two Koreas, recently began to take a role as a mediator to connect Korean diasporas; it is Zainichi Koreans whose creativity has contributed to it. They have deterritorialized various songs of Arirang from Korean peninsular and reterritorialized them in Japan, In addition, they have been reconstructing the meaning of Arirang in the diasporic context. This paper explores how Arirang has been moved and transformed by Zainichi Koreans, analyzing the two documentaries screened in 2019 - Over the Arirang Pass - Zainichi Korean Music Today and The Song of Diaspora: Arirang Road. Over the Arirang Pass lets Zainichi Korean performers speak. A Zainichi kayakum performer insists that North Korean music they perform is different from North Korean music performed within North Korea itself. Furthermore, a Zainichi singer- songwriter calls her own song “Arirang” because it tells her own story even though it sounds completely different from Arirang. On the other hand, The Song of Diaspora shows various versions of Jeongseon Arirang arranged by the Zainichi composer and pianist Yang Bang Ean. It is obvious that Arirang is a significant locus where Korea and its diasporas encounter and negotiate their identities. Arirang is not an instrument to represent one Korean identity that is given and fixed. In this context, diverse forms of Arirang created by Zainichi Koreans have an important meaning, in that it can provide a path to explore diverse Korean identities, which are multilayered and multiface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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