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선교사가 주도한 근대 한국학의 발명과 국제화, 1870년대-1890년대
The Invention & Internationalization of Modern Korean Studies by Western Missionaries from the 1870s to the 189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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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19세기 후반에 서양 선교사들이 주도했던 한국학의 발명․전파․국제화 과정과 이 작업에 동반된 제국주의 의지와 욕망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식=권력’이라는 등식으로 압축되는 푸코의 담론이론에 기대어 서양선교사들이 실증적인 사실탐구라는 명분으로 창출했던 근대 한국학이 식민지배에 대한 피식민지배자들의 자발적인 동의를 확보하려는 헤게모니 전략에 다름이 아니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조선에 대한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창출되는 지점과 교환․소비되는 경로 및 전유․재생산되는 사이클 등에 주목하여 각 단계마다 투입되는 ‘식민지 계몽주의’가 지향하는 ‘힘에의 의지’를 폭로하려는 것이다. ‘조선을 아는 것은 조선을 지배하는 것이다.’라는 명제를 실천하여 서양 선교사들이 엮고 지휘했던 담론의 역사를 서술함으로써 지식생산과 제국권력의 분리할 수 없는 운명을 파헤치려는 것이 이 논문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본문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본문 앞부분에서는 가톨릭 선교사들이 가장 먼저 그렸던 한국학의 윤곽을 더듬기 위해 다블뤼․달레․리델 신부의 글에 주목한다. 서양어로 서술된 최초의 한국역사문화 소개서인 샤를 달레의 『한국천주교사』(1874년)가 주요 분석대상이다. 다음으로는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들이 건축했던 한국학의 형식과 내용을 관찰한다. 존 로스의 『한국사』(1879년)와 그리피스의 『은자의 나라 한국』(1882년)을 비교 분석하여 신교 선교사들이 쌓아올린 한국학의 골격을 파악하고자 한다. 본문 끝에서는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들이 출간했던 최초의 영문 월간지인 『코리안 리포지터리』에 초점을 맞춰 달레-로스-그리피스가 초벌로 스케치했던 한국학이 더욱 정교하고 치밀한 담론으로 승격되는 공정을 추적한다. ‘서양 선교사들은 조선의 전통과 제도를 어떻게 인식했을까?’라는 기존의 질문들을 되풀이하는 대신에 ‘서양 선교사들은 어떤 의도와 세계관을 가지고 한국의 역사문화와 그 성격을 특정한 방식과 콘텐츠로 창출했는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제기하고 그 대답을 탐색해보려는 것이 본문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주제의식이다. 위와 같은 연구결과 필자는 몇 가지 잠정적인 결론에 이른다. 1) 조선 식민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조선역사의 정체성(停滯性), 지배계층의 무능력, 분열적인 지역주의 등을 강조했던 ‘식민사관’은 일본제국에 지적 소유권이 있다기보다는 19세기 후반 프랑스 가톨릭 신부들과 미국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들이 공동으로 만든 담론에서 기원․파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양문명이 먼저 경험했던 근대화 운동의 동아시아 우등생임을 자부했던 메이지 일본정부가 서구에 대한 자신의 열등적인 자아상을 식민지 조선에 투사(投射)하여 ‘메이드-인-웨스트(Made in the West) 한국학’을 식민지 운영에 ‘쓸모 있는 한국학’으로 변주하여 제국주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적인 무기로 (재)활용했다는 것이 필자가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가설이다. 그렇다면, 2) 포스트식민시대를 사는 오늘 우리가 진정으로 식민사관을 극복 혹은 횡단하기 위해서는 일본제국주의의 악랄함을 반복적으로 비난하는 대신에,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에서 헌신적으로 실행했던 ‘문명화 사명’과 서구중심적인 진보사관 및 인식론적 식민주의 사이의 은밀하고도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재조명하는 작업이 필요불가결한 선행조건이다. 서양과 일본 양 제국이 정교하게 짜놓은 식민지 담론의 정신적인 노예로 남기를 단호히 거부하고 지금 우리가 재발명해야 할 현대 한국학은 근대 한국학의 견고한 격자를 급진적인 파괴하고 전복적으로 다시 쓰는 고통을 동반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과제인 것이다. 필자가 본 논문에서 제기한 ‘위험하고도 도발적인 테제’를 좀 더 설득력 있게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례연구와 비교사적이며 트랜스내셔널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Abstract
The article aims to critically comprehend the origins, the processes, and the effects of modern Korean studies, which had been primarily managed and manipulated by Western missionaries during the second half the 19th century. Relying on Michel Foucault’s concept of discourse (=knowledge/power), the article claims that Western missionaries invented, accumulated, and internationalized Korean studies in the guise of objective and value-neutral knowledge in order to justify and legitimate the implantation of “Christian Civilization” on Korean soil and mind. In pursuit of this thesis the author tries to disclose the intimate and indispensable relationships between knowledge production and colonial matrix of power. The main body of the article consists of three parts. Part One keeps trace of French Catholic priests’ effort to lay the foundation of Korean studies for the purpose of converting uncivilized-superstitious Koreans into royal Christians. The works of Antoine Daveluy, Charles Dallet, and Felix Ridel are analysed. Part Two compares John Ross (History of Corea, 1879) with William Griffis (Corea the Hermit Nation, 1882) to examine how Protestant missionaries contributed to solidifying major framework of Korean studies. Part Three focuses on The Korean Repository, the first English monthly period, in which American Protestant missionaries refined, upgraded, maneuvered, and most of all internationalized the encyclopedic knowledges on Korean civilization. The author evaluates that The Korean Repository had completed the First Wave (Cycle) of Korean Studies and prepared/anticipated for the arrival of the Second Wave of Korean Studies, which was to be launched by Korean nationalist scholars during Japanese colonial rule. The author tentatively concludes the article by proposing a radical and “dangerous” hypothesis as followings: 1) the discourse on Korean civilization that emphasizes the negative & defective characteristics of Korean history and people was not a conspiracy of Japanese imperialism but a collaborated product of French Catholic and mostly American Protestant missionaries. 2) Judging from this perspective, the author is convinced that the challenging task for eradicating colonial heritages in the post-colonial era should begin, instead of repeatedly blaming Japanese imperialism for enforcing the colonial historiography, by shedding a new light on the hidden. unintended, and paradoxical legacy of Western missionary works accomplished under the excuse of promoting Christian Civilization in Korea. Needless to say, the author welcomes more comparative & transnational case studies written either to dispute or confirm his provocative argu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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