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과 민족문학 사이: 식민지 조선에서 번역 주체의 향방, 홍명희의 경우
Between World Literature and National Literature: Directions of the Subject of Translation in Colonial Joseon, Focusing on Hong My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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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식민지시기 조선에서 세계문학 수용에 가장 앞장섰던 문인들이 1920년대 중반부터 ‘순조선 것’의 문학적 형상화에 매진하게 된 현상을 홍명희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한 것이다. 당시 세계문학 번역의최종 목표는 조선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 신문학계의 발전에 있었다. 이는 번역 주체들이 조선문학을 위한 실천을 어떠한 방향으로 심화해 가느냐에 따라 언제든 번역을 멈출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세계문학에 대한 남다른 독서열을 지닌 홍명희는 직접 다양한 작품들을 조선어로 번역하기도 하였다. 그런 그가 번역을 멈춘 후 조선문학에매진하며 선택한 것은 역사소설 『임꺽정』의 장기 연재였다. 그의 창작방향은 인물, 묘사, 정조(情調) 등 작품의 모든 요소를 ‘순조선 것’으로 구현하는 데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세계문학과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는 태도를 취하였다. 다만 이 가시적 불연속성 이면에는 주체의 연속성이 내재해 있었다. 따라서 조선이라는 외장을 걷어내는 순간 거기에는여전히 세계문학의 유산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홍명희가 한때 열독했던 쿠프린의 『결투』, 톨스토이의 『하지 무라트』 등과 『임꺽정』의 유사성은 이 점을 잘 대변한다. 이상은 한국문학사에서 근대의 고전이 된 텍스트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연구할 수 있는 단초이기도 하다.
Abstract
This paper studies the works of Hong Myung-hee, who led the translation and acceptanceof world literature during the colonial period in Joseon, focusing on the literary formation of“pure Joseon” from the mid-1920s. The translation of world literature at that time focused onits use as a tool for the development of a new literature for Joseon, rather than the ultimategoal of introducing it to Joseon readers, for which reason translators stopped translating at anytime depending on the direction in which they sought to deepen Joseon literature. Hong Myung-hee, who had a special passion for reading world literature, translated variousworks into Korean. After he stopped translating, he focused on Joseon literature and chose along-term serialization of the historical novel Lim Kkeok-jeong. His creative direction was toconsistently embody Joseon sensitivity, with all the elements of his work intended to be “pureJoseon.” In the process, he sought to exclude world literature. However, behind this visiblediscontinuity, the continuity of the subject remained, such that if the Joseon elements were removed,the legacy of world literature remained. The similarity between Lim Kkeok-jeong andKuprin’s Duel and Tolstoy’s Hadji Murat illuminates this point. This means the study abouttexts that have become modern classics in the history of Korean literature needs a newpersp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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