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노ㆍ탕자ㆍ사회주의자 -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식민지 자본주의 -
Miser, Prodigal and Comm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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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삼대』와 『태평천하』라는 한국근대문학의 대표 장편소설이 재현하고 있는 수전노ㆍ탕자ㆍ사회주의자라는 형상을 아버지-아들의 관계와 자본의 상관성이라는 관점을 통해 문제적으로 읽어보고자 하는 시도다. 한국근대문학사에서 부유한 아버지와 방탕한 아들이라는 설정을 취하는 서사들은 대체로 착취 지주와 불노소득의 혜택을 입은 후손을 ‘탐욕적 개인’으로 재현한다. 이 글이 주목하고 있는 소설 속 수전노와 탕자의 인물형 역시 돈과 관련된 어떤 ‘과잉’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인물들은 과잉된 욕망을 가진 비윤리적 주체로 관찰된다기보다 자본의 기계적인 증식/소모 운동의 대리자처럼 나타난다. 이러한 독해는 이들이 하나의 거대한 메커니즘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켜준다. 말하자면 이 같은 포착은 자본에 대한 욕망을 개인이 체현하고 있는 과잉 욕망이나 부덕한 심성 등으로 환원하는 것보다 식민지 자본주의 경험을 좀 더 구조적으로 조감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더불어 여기에 『삼대』와 『태평천하』에서 탕자 아들과 대비되는 사회주의자 아들/손자이라는 제 3항을 대입시켜 볼 필요가 있다. 사회주의자야말로 근대소설사에서 가부장으로부터 가장 확고한 단절을 이룬 인물이라는 사실은 아버지-아들 관계에 대해 자본이 가진 지배적인 영향력을 새롭게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염상섭과 채만식의 소설에서 사회주의자가 ‘자본’과 동시에 ‘아버지’로부터도 외재적(外在的)인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볼 수 있다. 자본주의적 경험이 인신지배적인 계층제도나 가부장적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개인의 이동성을 확대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반대로 이 소설들은 식민지 조선에서 아버지-아들 관계가 자본에 의해 더욱 구속적이 되어버린 양상을 포착하고 있다. 이것은 식민지 조선이 충분히 자본주의화되지 못한 채 전근대적 잔재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식민지적 착종을 드러내고 있는 지점으로 다시 분석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에서 돈의 힘이 맹목적이고 가치전도적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물질화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체계와도 결합해 전도하는 침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Abstract
This article selects “Miser”, “Prodigal” and “Communist” in Yom Sang-sup’s Sam-dae and Chae Man-shik’s Tae-pyoung-chon-ha as the problematic figures with regard to colonial capitalism. In modern Korean literary history, a rich landlord father and his prodigal son is typically described as “greedy” individuals. However, skin-flint fathers and their prodigal sons in both novels reflect the monetary circulation of capitalist system while the fathers identify themselves the quantitative expansion of money and the sons show the anti-drive against their fathers’. This analysis can help to gain the more sophisticated understanding on problems of colonial capitalism. In regard to this, “Communist” figure can be interpreted as a narrative element revealing the involvement of “the capital” in father-son relationship, because the Communists were positioned external not only to capitalist system but also to “the fathers” in narratives. For the last, what is to be added is that “bourgeois patriarchs” appeared as positive figures in modern Korean literature during the World War Ⅱ. Kim Nam-chon’s Sa-rang-ui-soo-jok-gwan and Park Tae-won’s Yo-in-sung-jang dealing with the theme of “happy marriage” seem to reflect the long existing discordance of father/capital-son relation and to try its symbolic reconcil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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