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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의 언어와 최남선의 산문형 시

A Study of the Prose-type Poems of Choi Nam-seon in Son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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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문학 연구에서 재현의 문제는 대체로 근대소설과 관련하여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언어의 재현적 자질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소설 형식뿐 아니라 근대적 언어문화 전반에 걸쳐 일어난 현상에 해당한다. 그러면 재현성을 언어의 본질적 특성이나 가치로 규정하는 인식틀 안에서, ‘시’라는 형식은 무엇일까. 이 논문은 소년에 실린 최남선의 ‘산문형 시’를 검토함으로써 근대적 의미의 시란 무엇인가 하는 원론적 문제에 접근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1910년 경 발표된 최남선의 산문형 시들은 감각 세계나 구체적 정황의 모티프가 소년을 관류해온 계몽 이념과 결합되고 있다는 데에서 일차적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규칙리듬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지점에서 이 시들은 산문화된 언어를 통해 구체적개별적 대상을 용이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작가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시들이 ‘산문’이 아닌 ‘산문형 시’일 수 있는 이유는 감각 세계의 재현 외에 계몽 이념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이 시들의 ‘효과’는 감각 세계와 이념적 지향을 동시에 재현하려는 시도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시도가 실패하여 감각 세계과 이념적 지향 사이의 괴리가 분명해지는 지점에서 ‘쓰는 자’의 개체성이 드러났으며, 이는 ‘산문’도 ‘노래’도 아닌 산문형 시 형식을 통해 두드러질 수 있는 것이었다. 한편 장황한 언어 구사가 가능해진 이 시들은 중얼거림과 다짐과 다양한 비유로 가득해지는데, 그 일차적 역할은 계몽 이념을 언어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언어들의 내적 구조를 살펴볼 때 산문형 시들의 자기 다짐형 언어는 이념적 확신에 균열이 가는 것을 ‘지연’시키는 작업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작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 형식은 자신을 포함한 ‘우리’에게 계몽 이념을 다지는 자리이지만, 작자의 손을 떠난 후대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산문 언어로 재현된 계몽 이념의 이면에서 그 이념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드러내는 자리, 주체의 입지가 흔들리는 불안의 흔적을 드러내는 자리라고 볼 수 있었다. 최남선의 산문형 시는 그 자체로 견고한 형식적 원리가 되지 못했지만, ‘형식이 되지 못한 형식’이라는 이 역설이 오히려 산문으로도 노래로도 재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징후화하게 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quire into the ontological question of what is the meaning of modern poetry, free from rules of versification or meter, considering the prose-type poems of Choi Nam-seon in Sonyeon. Choi Nam-seon's prose-type poems, published from 1909 to 1910, have a distinctive feature that a motif about the particular space-time is combined with enlightenment ideology. Specific or individual objects could be easily represented by the language being prosed in these poems, unlike in other poems that have meter or typographical regularity. Within the perspective of the writer, the reason why these poems could be considered as prose-type poems, not as prose is because they are expressing ideology of enlightenment. Poetic effects of them, however, doesn't accord with Choi's intention to represent both ideological purpose and actual world of sense at the same time. Rather than, at the point where his intention was failed and the fissure between the former and the latter became clear, the individuality of the writer is revealed. This was marked by prose-type poems, not a prose nor a song. Choi Nam-seon's prose-type poems is not a firm principle of a form, the paradox that 'a form which could not have become a form' could be a symptom of something which cannot be represented by a prose nor by a rhymed verse.

참고문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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