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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기(崔漢綺)의 신기(神氣) 논의와 중서의학 비판: 화담학(花潭學)과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Choe Han-gi's Discourse on Singi and his Chinese medicine and Western medicine criticism: Focusing on the relationship with the Philosophy of Seo Gyeong-d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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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역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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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최한기(崔漢綺, 1803-1879)가 어떻게 전통적인 중국의학과 근대 서양 해부학을 통합하면서 자신의 의학 논의를 발전시켜갔는지를 조선 성리학의 대표적인 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서경덕(徐敬德, 1489-1546) 사상의 관점으로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서경덕은 우주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서 리가 아닌 기를 강조하였다. 최한기의 초기 학문 분야는 성리학이었기 때문에, 성리학의 맥락에서 최한기 사상을 고찰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서경덕과 같이 최한기는 이 세상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로서 내밀하고 신비로운 기를 가정했다. 서경덕이 이 기를 담일청허지기(湛一淸虛之氣)라고 명명했다면, 최한기는 이 기를 신기(神氣)로 표현하였다. 최한기는 이 신기의 작용을 통해서 지구, 달, 별들이 작동하며 모든 존재들은 이 신기에 의지하여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신기는 최한기의 의학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였다. 이것은 비록 그가 전통적인 중국의학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이었을지라도, 그의 의학 논의는 본질적으로 전통적인 중국의학의 범주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신기가 우리 몸을 통합하고 조작하며, 외부 대상을 지각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또한 형질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최한기는 신기는 형질 없이 현실에서 자신을 드러낼 수 없으며 형질은 신기가 없다면 단지 죽은 사물일 뿐이라고 생각하였다. 형질의 역할에 대한 최한기의 인식은 근대 서양 해부학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났다. 최한기의 서양 해부학에 대한 관심은 신기에 중점을 둔 그의 의학 논의를 보완하였다. 최한기는 신기와 형질의 관계성에 대한 사유를 통하여 근대 서양의 해부학과 전통적인 중국의학을 동시에 비판하였다. 그는 근대 서양의 해부학은 신기에 대한 인식을 결여하였고 전통적인 중국의학은 인체의 구조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최한기는 그 어느 의학에도 기울지 않고 서양의학과 전통적인 중국의학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는 일본에서 이루어진 방식의 서양 해부학 수용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해부학 발전은 음양오행론과 같은 체계적 상관론을 부정하고 형질 자체의 실제적인 행위를 강조하고자 하는 경향을 갖는 고학(古學)의 사고와 깊은 관련성을 가졌다. 고학을 매개하지 않는 근대 서양 해부학 수용이라는 점에서 최한기의 관점은 동아시아 해부학의 역사에서 독특한 위상을 가졌다. 의학사적 관점에서 최한기의 의학 논의는 어떻게 다른 의학 논의들과 구별되며, 그 특징은 무엇인가? 이론적인 설명 이외에 의학이 담고 있었던 정치적 상상력을 통하여 최한기와 다른 의학들 사이의 차이점을 드러낼 수 있다. 인간의 몸과 의학 논의는 정치사상의 이해와 긴밀한 관련성을 가졌다. 몸과 의학 논의에는 그 사회의 정치적 상상력이 재현되어 있었다. 서양과 일본의 해부학의 발전에는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정치질서가 내재되어 있었다. 이것은 뇌가 인체의 중심이라는 논의로 표면화되어 나타났다. 하지만 최한기는 뇌와 심장과 같은 특정 신체기관이 인체를 주관한다는 이론에 부정적이었다. 그가 인체를 주관한다고 믿었던 신기는 특정 신체기관이 아니었으며, 모든 사람들에게 균등하게 내재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의 정치사상 또한 수평적인 질서를 중시하는 정치사상을 강조하였다. 최한기의 신기 논의는 의학과 사회사상에 동시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최한기의 수평적이고 균등한 정치질서에 대한 믿음은 그의 신기 중심의 의학 논의에도 내재되어 있었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how Choe Han-gi (崔漢綺, 1803-1879) developed his medical discourse which integrated the concept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with modern Western anatomy, based on the philosophy of Seo Gyeong-deok (徐敬德, 1489-1546), a scholar of the Neo-Confucianism of Joseon (1392-1910). Seo emphasized gi (氣, C. qi, vital, material force) rather than yi (理, C. li, the principle of things) as a way of understanding the world. Since Choe’s early academic interests pertained to Neo-Confucianism, it is reasonable to examine his philosophy in this context. In a similar way to Seo, Choe assumed that the most essential component of the world was the intrinsic and mysterious gi. Although Seo spoke of gi as a damil cheongheo ji gi (湛一淸虛之氣, the gi which is profound, uniform, clear, invisible, and empty), Choe preferrred to use the word singi (神氣, C. shenqi, the intrinsic, invisible, and mysterious gi). He believed that the earth, moon, and stars operated through the action of singi and that all creatures could only exist by relying on it. Singi was the most important premise in his medical discourse, a fact demonstrating that although he could be very critical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the perspective of Choe was part of that tradition. He believed that singi integrated and operated the entire human body and that it perceived external objects. He also emphasized the role of hyeongjil (形質, C. xingzhi, a visible object with a form and quality; here it means all human bodies). This was the medium in which singi could appear in reality. Choe thought that singi could not reveal itself in reality without hyengjil, and that hyengjil became a dead thing without singi. His perception of the role of hyeongjil was expressed in his interest in modern Western anatomy, an interest that complemented his focus on singi. In light of his understanding of the singi-hyeongjil relationship, Choe criticized both modern Western anatomy and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He thought that modern Western anatomy lacked awareness of singi and that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lacked accurate knowledge of human anatomy. Although he was not completely sympathetic toward any forms of medicine, he was open to ideas from both Western and Chinese medicine. Choe could not accept Western anatomy as fully as Japanese intellectuals did. The study of anatomy in Japan had developed in relation to the idea of Ancient Learning (古學, C. guxue), which denied such theories of systematic correspondence as Yin and Yang and the Five Elements (陰陽五行, C. yinyang wuxing) and tended to focus on the action of hyeongjil itself. Because Choe accepted modern Western anatomy without accepting Ancient Learning, his perspective was unique in the history of East Asian anatomy. From a medical history perspective, how does Choi Han-gi’s medical discourse distinguish itself from other medical discourses, and what are its characteristics? In addition to other explanations, focusing on the political imagination associated with medicine can help illuminate the differences between the medical discourse of Choe and that of others. Discussion of medicine and the human body was tied to political thought, manifesting the political imagination of the society in which that discussion took place. The development of Western and Japanese anatomy reflected a vertical and hierarchical political order, exemplified by the belief that the brain was the center of the body. However Choe doubted that organs like the brain or heart dominated the body. In his view, the singi ruled the body; it was not a specific organ, and it was equally inherent in all people. His political thought also emphasized the horizontal and equal order among people. His view of singi simultaneously influenced both his perspective on medicine and his perspective on society. Choe Han-gi’s belief in this horizontal and equal political order was inherent in his singi-centered medical disco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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