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 ≪책거리(冊巨里)10폭병풍> 연구
A Study on the Chaekgeori 10-fold folding Screen of the Ewha Womans University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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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 ≪책거리10폭병풍≫은 큰 규모에 다양한 기물들을 정갈한 수묵으로 묘사하여 기존의 화려한 채색으로 표현된 책거리 그림들을 능가하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소재와 기법으로 그려진 작품들이 더 발견되어 부분 초본을 공유한 하나의 공방에서 특정 작가를 중심으로 한 사제 관계, 혹은 협업체계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작품들의 구도와 주요 기물은 이형록 등 화원에 의해 제작된 궁중 책거리에서 출발하고 있으나, 어색하게 변형된 공간감과 비례감, 기물을 가득 메운 문양들은 좀 더 민화화된 특징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갈하고 세밀한 수묵의 필치는 문인적인 아취의 세계로 인도한다. 더욱이 병풍들에는 문방청완(文房淸玩) 취미를 정리한 명나라 말기의 저술 『고반여사(考槃餘事)』, 『장물지(長物志)』, 그리고 조선 19세기의 백과전서로 알려진 서유구(徐有榘, 1764-1845)의 「이운지(怡雲志)」 등에 소개된 확장된 청완품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에 더하여 조선 19세기의 취미와 청나라 문물의 영향을 보여주는 품목들도 함께 어우러진다. 1870년경 ‘수석(水石)’이 그렸다는 수묵 책거리 병풍의 주문 제작 사례, 19세기 후반 궁중 책거리 그림과의 구도적 유사성,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본에 묘사된 그림 액자 등을 보아 이 작품들은 19세기 말경에 주문 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문방청완과 애완의 취미가 엿보이는 병풍 속의 물상들은 재력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소유하기 어려운 것들이기에 이 작품들의 주문층은 19세기 문화를 주도했던 경화세족이나 새롭게 부를 축적한 부유한 중산층으로 짐작해 보았다. 즉 이 병풍의 소장자는 감상(鑑賞)보다는 소장품을 과시하면서 문인적 이상을 동경했던 호사자(豪奢者)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축적된 부로 문인문화를 즐겼던 당시의 사회문화양상이 그대로 드러난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Abstract
The Chaekgeori 10-fold folding screen of Ewha Womans University Museum is a unique work that features a variety of artifacts with neat ink, which surpasses the traditional one. However, more works drawn with similar materials and techniques have been found, suggesting that they may have come from a particular painter in a collaborative workshop where master and disciple shared a partial design. The composition of the works and the main objects started from the royal Chaekgeori folding screens, but the awkwardly modified spatiality and proportionality filled with objects show more folklore and the detailed ink strokes lead to a world of literary taste. Furthermore, the folding screens feature a large number of scholar's accoutrement introduced in late Ming writings and Iunji, encyclopedia of the 19th century of Joseon. In addition, items that show the influence of hobbies in the 19th century of Joseon and the products of recent culture of the Qing Dynasty are combined. Based on the custom-made case of the Ink-wash Chaekgeori folding screen, the compositional similarity to the royal Chaekgeori" folding screens in the late 19th century, and the picture frames depicted in the collection of the Ewha Womans University Museum, Chaekgeori folding screens are customized around the end of the 19th century. Objects in folding screens are affordable exclusively for the rich such as Gyeonghwasejok people or the rich middle class. Folding screen was an interesting work that reveals the social and cultural aspects of the time when the literary culture was enjoyed by accumulated w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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