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아이덴티티’를 사유하기 —조정민의『오키나와를 읽다: 전후 오키나와 문학과 사상』를 읽고—
Thinking about 'multiple identities’ : Book Review on Cho Jung-min’s reading the Okin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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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책은 ‘책머리에’ 정리되어 있는 저자의 말 그대로 기존의 오키나와 담론이 전형화, 정형화 되어 온 메커니즘을 점검한다. 나아가 탈주하고 이탈하는 오키나와 문학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며 새로운 오키나와 서사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타자 표상, 타자 서사, 공모라는 문법, 불가능이라는 방법, 언어의 정치, 금기에 대한 반기, 기억 투쟁, 상상된 미국 등과 같은 분석 키워드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의 고민은 본토 일본의 지리적 연장에 지나지 않는 ‘열도’ 오키나와에 있지 않다. 탈주하고 저항하는 운동체로서 일본 열도의 판형을 뒤흔들고자 시도해 온 ‘오키나와’ 제도자체이다. 그러나 마치 메트로놈(Metronome)의 주기적인 진동음이 모든 자율적인 음들을 통제하듯이 흡수되는 듯 소거되어 온 것이 오키아와라는 소리음의 운명이었음을 이 책은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오키나와가(혹은 오키나와를 얘기하는 시선들이) 그들의 억압되어 은폐되고 소거된 목소리에 귀 기울려 달라고, 또 귀 기우려야 한다고 당부와 바람만을 소리쳐 왔다면, 이 책은 이제 그러한 연민을 내파할 단계로 독자를 이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외성, 특수성으로 점철되어 온 ‘오키나와성’을 오키나와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양가 관계 모두를 예리한 메스로 침착하게 폭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