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의 개정과 현행 영상녹화제도에 대한 소고(小考)
A Review on the Amendment of Article 312 (1) of the Criminal Procedure Act and the Current Video Recording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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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헌법 제12조 제1항에서는 적법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을 받지 않을 권리를, 그리고 제27조 제1항 및 제3항에서는 법관의 법률에 의한 공정하고 신속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구현하기 위하여 우리 형사소송법은 공판중심주의와 구두변론주의 및 직접심리주의를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다. 형사사법이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는 공판중심주의 이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법관이나 배심원은 공판정에 출석한 피고인에게 직접 묻고 답을 듣는 절차를 통해 사안에 대한 심증을 형성하여야 한다. 어떤 증거라도 사건을 실제 경험한 것으로 여겨지는 피고인의 진술만큼 실체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피의자신문조서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수사기관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건 당사자의 진술보다 신빙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실무에서 공판중심주의를 원칙대로 관철하는 데에는 간과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건이 발생한 후 수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서야 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구두진술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보의 양과 정확성, 그리고 시간의 경과와 기억의 부정확성, 사건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대립 및 갈등 등에 의하여 원진술이 부정확해지거나 오염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진술의 원형을 보존할 필요가 있으며, 수사기관에서는 조서, 수사보고서나 진술요약서, 녹취서, 영상녹화물(·음성녹음물) 등의 방법을 통해 피의자의 진술을 기록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판정에 현출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 특히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일정한 요건을 전제로 한 우월한 증거능력을 인정받았으며,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공판정에 현출하는 데 중요한 수단으로 기능하여 왔다. 그런데 종래 실무현실은 형사사법 전문인력의 부족, 과중한 사건의 부담 등 여건상의 문제로 인하여 부득이 조서에 의존하여 사건을 처리하게 되면서, 공판심리가 수사기록의 확인 위주로 형식적으로 진행되어 법원의 판단이 사실상 수사기관에 의하여 주도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조서 위주의 실무관행을 극복하고 공판중심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여러 차례의 법 개정을 통해 계속되었다. 2020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하여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을 사법경찰관의 경우와 동일한 것으로 규정하게 되었고(제312조 제1항), 동조 제2항을 삭제함으로써 피고인이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경우 더 이상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 없게 되었다.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이 강화됨으로써, 기존의 조서 중심의 실무관행에서 탈피하여 공판정에서의 당사자 간 구두진술을 중심으로 하는 재판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가 되면서도, 피고인의 공판개시 이전의 진술을 공판정에 현출할 방안에 대한 별다른 담보책임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도록 한 점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한편,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제한되면서 그 대안으로 영상녹화물의 사용이 거론되고 있다. 이론과 실무 영역에서는 영상녹화물에 대하여 증거능력 인정에 관한 논의와 더불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은 공판중심주의 원칙의 본질적 의미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영상녹화물의 용도와 관련하여, 참고인진술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의 증명을 위한 대체수단(제312조 제4항)이나 진술자의 기억 환기를 위한 보조수단(제318조의2 제2항)으로 영상녹화물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면서도, 그 외의 경우에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는 공판정에서의 영상녹화물의 재생이 미치는 위험성을 고려하여, 법이 명문으로 규정한 용도 외에는 영상녹화물의 사용을 제한하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본래 영상녹화는 수사절차의 적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고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한 제도이지만, 이를 실무에서는 진술을 기록하기 위한 절차로 활용하는 데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현행 영상녹화제도는 수사기관의 임의적 선택사항인 점, 일회적·선별적 영상녹화조사 방식인 점, 영상녹화에 대한 피의자의 동의요건을 조문화하지 않은 점, 그리고 폐쇄적 공간으로 이루어진 영상녹화조사실의 환경, 카메라의 특성상 조작·편집의 가능성 및 시각적 효과로 인한 과도한 편견 유발의 위험성 등 규정과 실무운영상 다양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면밀히 검토 및 보완하지 않은 채 수사상 편의성·효율성을 이유로 영상녹화물의 사용을 주장하는 것은 공판중심주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공판정에서 법관이나 배심원이 수사기관에서 피의자가 진술하는 모습을 녹화한 영상 중 검사가 지정하는 전체 또는 일부만을 시청할 경우, 수사단계에서 형성된 심증이 공판단계에서 법관이나 배심원이 심증을 형성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으며, 이러한 위험은 결국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 인정이나 양형에 있어 불이익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는 조서재판이 극장재판으로 변형되어 종래의 실무관행을 답습하는 것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따라서 진정성립의 인정이나 내용인정 등 어떠한 요건을 갖추더라도, 수사기관의 신문과정에 대한 영상녹화물을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독자적 증거로 사용하여서는 안 되며, 법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만 영상녹화물을 이용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도 피고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공판정에서 영상녹화물을 재생함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불이익은 오로지 피고인만이 감수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Abstract
Article 312 (1) of the Criminal Procedure Act was amended in 2020. The requirements for recognizing the admissibility of evidence of the suspect-interrogation protocol written by prosecutor have been strengthened. This has led to significant changes in both theory and practice. It is now possible to focus more on statements in court, breaking away from the practice of relying on the suspect-interrogation protocol written by prosecutor. In other words, it is expected that the trial will proceed with an emphasis on dialogue between the parties in court. On the other hand, it is questionable that no specific plan was devised to present the suspect's statement in court. As an alternative in such circumstances, the investigator testimony system [Article 316 (1)] is suggested. The investigator’s testimony requires the particularly reliable state. Some opinions argue for the use of the video-recording as a way to prove these requirements. Furthermore, in some areas of theory and practice, various approaches are being attempted, including discussions on whether the video-recording can be admitted as evidence. However, the current video recording system has many problems. Rather than discussing to improve these problems in detail, it is not desirable to discuss the use of the video-recording with an emphasis on the convenience and efficiency of investigation. If the video-recording is played in court, it may negatively influence the judge's decision-making process regarding the case. All disadvantages arising from it should be borne solely by the defendant. Therefore, the video-recording should be used only when permitted by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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