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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에서 평화로 — 김기림 문학의 일본어 번역과 전망

Kim Kirim Literature’s Japanese Translation and Its Prosp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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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기타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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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식민지 시기로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김기림 문학(시, 수필, 평론)의 일본어 번역 상황을 검토하고 그 전망을 제시하였다. 우선 김기림의 문학은 식민지기에 출판된 김소운의 『젖빛 구름』과 『조선시집』 에 실렸다. 김소운의 번역은 일본 서정시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이유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그 결과 일본 독자 역시 이 시집들에 실린 김기림시를 서정시로 읽었을 것이다. 특히 김소운의 『조선시집』은 해방 후 창원사(1953년)에서 다시 출판되었고 이어서 이와나미서점(1954년)에서 거듭 간행했기 때문에, 김기림의 시를 서정시로 이해하는 시각은 일본에서오랫동안 유지되었다. 다른 한 편, 출판 부수와 유통 범위는 한정되어 있었지만 재일조선인지식인과 조선 문학에 진지한 관심을 갖추었던 일본인들은 『조선시집』 에 실려지지 않은 김기림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김기림의 새로운 면모를일본에 소개하였다. 재일조선인 시인 허남기는 제국 일본에 저항의 자세를 유지한 시인들의 시를 모아서 『조선시선』(1955)을 간행한다. 김기림이 월북작가라는 사실 또한 허남기의 시집을 통해 일본에 소개되며, 그의 시 역시 일본에 대한 저항이라는 맥락에서 이해되었다. 한편 본격적으로 조선문학을 연구한 일본인들이 조직한 ‘조선문학의 회’ 회원들은문학사적인 관심으로 김기림 시를 번역하였다. 연구자 오무라 마스오가대표적인 번역가이며, 그는 일본에서 김기림을 모더니즘 시인으로 소개하면서 그의 작품을 번역하였다. 2000년대 이후 김기림에 대한 일본의 이해는 이전 보다 다양해졌다. 아오야기 유우코는 단행본 『조선문학의 지성 김기림』(2009)을 통해 김기림 문학(시, 수필, 평론)을 체계적으로 번역하였다. 아오야기는 식민지시기와 해방 후의 김기림을 연속적으로 파악하여 그 문학의 전체상을제시하고자 하였다. 그는 김기림의 ‘지성’이 서양 모더니즘 문학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완전히 서양과 일본 모더니즘 문학을 추수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일본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갖추었다고 평가하였다. 나아가 김기림의 ‘지성’이 해방 후 새로운 민족 문학을 추구했던 그의 활동으로이어지는데, 해방 후 김기림의 문학적 실천은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되는 상황 속에 수행되었기 때문에, 아오야기는 김기림의 해방 후 활동을‘평화에의 소원’이라고 평가했다. 김기림에 대한 아오야기의 재평가는이후 김기림을 “근대라는 거친 파고를 넘어 큰 바다로 향했던 한 마리나비”로 기억하는 센다이의 기념비 설립 및 각종 행사로 계승되면서 사회적으로 확산되었다. 또한 재일조선인 시인 김시종은 김소운의 『조선시집』에 수록된 식민지 조선의 시를 충실히 다시 번역하여 『재역 조선시집』(2007)을 출판했다. 김기림의 시 역시 다시 번역되었으며, 『재역 조선시집』을 통해 김기림의 시는 일본 서정시의 특징을 지닌 시가 아니라 모더니즘 시인의 작품으로 제시되었다. 또한 김기림의 기행문 「간도기행」의 번역이나 한국의 식민지 모던걸에 관한 연구서의 번역을 통해서 저널리스트로서 김기림의 면모 역시 일본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최근 도호쿠대학 내에 김기림 기념비가 건립된 것에서 볼 수 있듯, 김기림 문학의 여러 면모가 드러나면서 앞으로 일본에서 김기림 문학에대한 사회적 관심의 확산과 새로운 연구 네트워크의 형성 가능성 역시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김기림의 일본 유학 경험에 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게 되면 서구 모더니즘과도 구별되고 제국 일본의 사상과도구별되는, 식민지 조선의 ‘지성’ 김기림의 문학과 사상이 보다 입체적으로 연구되기를 기대한다.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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