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越境)의 위상학ㅡ월북 시인의 시에 호명된 10월 항쟁을 중심으로
The Poetic Topology of Crossing 38th parallel line ―Focusing on the October Uprising Embodied in the Works of the Poets Going to 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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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해방기 월북한 시인들이 이남에서의 투쟁, 특히 미군정에 맞선 대규모 민중봉기였던 10월 항쟁을 이북에 올라가 어떤 방식으로 호명하고 형상화하였는가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한국전쟁 직전인 1950년 3월 평양에서 출간된 합동시집 『한 깃발 아래서』는 이 문제를 살필 수 있는 좋은 참조점이 되었다. 이 시집은 남반부 인민들의 투쟁을 다룬 시편들에 큰 비중을 할애하고 있으며, 임화, 박산운, 한진식 등 참여 시인 다수가 1947~48년 사이 월북한 이들이다. 이들의 작품은 1950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반부 투쟁의 출발점으로 1946년 10월 항쟁을 거듭 재확인하고 단독선거 반대를 위해 전개한 2.7항쟁, 4.3항쟁, 5.10투쟁을 정신적 매듭으로 자리매김한다. 당시 북반부의 작품들이 ‘김일성 장군’의 지도력을 앞세우고 ‘민주기지론’을 근간으로 창작되기 시작했음을 감안할 때, 이는 남로당을 위시한 이남의 좌파 조직이 개입한 활동, 즉 ‘김일성 장군’으로 무작정 수렴될 수 없는 사건들을 투쟁의 역사 속에 역력히 기입하려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북반부의 시집 『한 깃발 아래서』에 새겨진 ‘10월’과 ‘2.7’, ‘4.3’, ‘5.10’이 지시하는 것은 남반부의 해방투쟁인 동시에 기억의 투쟁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곧이어 발발하고 분단 체제가 고착되어가면서 이 시도는 오래 지속될 수 없었다. 북한에서는 남로당 계열 인물들이 숙청되었고,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혁명전통’에 수렴되지 않는 사건은 역사적 기억 속에서 배제되었다. 잊혀졌던 ‘10월’이 삼팔선 이북에서 재호명된 것은 40여 년이 흐른 후, 시집 『한 깃발 아래서』의 주요 참여 시인 중 한 사람이었던 박산운에 의해서이다. 1990년에 발표된 「10월의 불길」에서 그는 당시의 투쟁 경험과 현재의 감정 및 상념을 장시의 형식으로 형상화한다. 표면적으로 이 작품은 북한 체재의 ‘반미반제’ 이념에 정합적인 방향을 취하고 있지만, 행간에서 누설되는 것은 10월 항쟁에서 살아남은 자의 부채감과 죄의식에 가깝다. 월경을 감행한 시인에 의해, 분단의 긴 세월을 지나, 남쪽의 사건은 어떤 방식으로 북쪽의 문학적 자리에 놓일 수 있는가를 이 작품은 보여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examine how the struggles in South Korea at the Liberation period were represented and expressed in the works of the poets who went to North Korea across 38th parallel line. Especially, I focused on the representation and signification of the October Uprising. The left-wing groups have been opressed obviously since May 1946 in South Korea under U. S. military regime. They were no longer in position when the half-goverment was established in South Korea at August 1948. The majority of them, including many writers, crossed the 38th parallel to North Korea. The poets who went to North put their work about the struggles of South Korea’s people in Under One Flag, an anthology published in Pyeongyang at March 1950. They put forward The October Uprising as a spiritual source the ongoing guerrilla struggle in South Korea, and emphasized the 2·7 Struggle, the 4·3 Resistance, the 5·10 Struggle, that is, the incidents involving the South-Korea Labor Party. This can be seen as an attempt to fill in the history of the struggle against the New Imperialism of the U.S. with activities centered around the South-Korea Labor Party, considering that the North Korea’s literature at that time began to be created on the basis of the "North Korea-Democratic Base Theory" with the leadership of General Kim Il-sung. The attempt couldn't last long as the Korean War broke out and the divisional system became solid. As a result, the October uprising was forgotten in North Korea. The forgotten "October" was re-called after more than 40 years, by Park San-woon, a poet who published three of his works in Under one Flag. In the lyric epic <The Flame of October> published in 1990, he embodied the experience of struggle in 1946 and current emotions and ideas. On the surface, this work takes a coherent direction toward the "anti-U.S." ideology of the North Korean regime. But what's behind it is the sense of debt and guilt of one who survived the October uprising. It shows how the struggle in South Korea can be placed in the North Korea's literature-history, by a poet crossed the 38th parallel, after a long period of d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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