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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기 시에 기입된 횡단의 흔적들 - 해방기념시집 [횃불](서울, 1946)과 [거류](평양, 1946)에 실린 동일텍스트를 중심으로

A Study on the Trans-poetry in Liberation Period of Korea - Focusing on the Poems co-included in a Torch(Seoul, 1946) and the Grand stream(Pyeongyang,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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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이 논문은 해방기의 남과 북이 완전히 갈라지지 않은 ‘아직 하나의 공동체’였다는 점, 그리고 교류와 소통의 문이 열려 있었다는 점에 집중하여 이념적․공간적 횡단의 흔적과 징후를 텍스트 차원에서 검토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1946년 4월 서울에서 발간된 해방기념시집 『횃불』의 성격을 검토하고 이 시집에 수록된 몇 편의 텍스트들이 그 창작자들의 월북과 함께 삼팔선을 넘어 어떤 의미 변경의 운명을 겪게 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프로문맹에 의해 기획된 해방기념시집 『횃불』은, ‘이미 온 해방’을 기뻐하기보다 ‘앞으로 또 한 번 맞아야 할 해방’을 꿈꾸는 성격이 강한 합동시집이었다. 시선은 미래로, 또한 삼팔선 이북으로 향하고 있었으며, 그런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해방기념시집’이라기보다 ‘해방기원시집’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집이 나올 즈음 그 이념적 지향을 조직적으로 추동할 수 있는 기반이었던 프로문맹은 문건이 주도하는 ‘조선문학(가)동맹’으로 통합되고 말았고, 참여시인 중 박세영, 박석정 두 명은 월북하여 북조선예술총연맹의 창립을 함께 하게 된다. 『횃불』에 실린 이 두 시인의 시는 북예맹이 발족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간된 ‘8.15 해방 1주년 기념시집’ 『거류』에 재수록되는데, 박세영의 시 「위원회 가는 길」과 「산천에 묻노라」는 수용공간이 남→북으로 옮겨감으로써 의미의 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해방 후 진정한 해방을 ‘다시 맞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남반부의 시집 『횃불』과 달리, 북반부의 『거류』는 새 나라 ‘민주조선’에 대한 벅찬 감격과 환희로 가득한 시집이었다. 이남의 현실을 배경으로 이남의 인민을 일차독자로 삼아 씌어진 박세영의 시들은 『거류』의 전반적인 정조 속에서 불균질함을 노출하였다. 이남에서 발표된 적은 없지만, 이남에서 창작되어 『거류』에 실린 「그치라 요녀(妖女)의 소리」도 시 속에 사용된 어휘의 이질성에 의해 창작공간과 발표공간의 불일치를 표나게 드러내는 텍스트였다. 삼팔선을 건너며 이 시들에 발생한 의미의 불확정성은 이후 시선집 편찬, 문학사 서술, 작품 개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examine literary texts that were written and published in South Korea at the Liberation period and then republished in North Korea across 38th parallel line. Especially, I focused on Park Se-young's poems contained in both anthology, a Torch published in Seoul at April 1946 and the Grand stream published in Pyeongyang at August 1946. The theme of these poems written in chaotic South Korea was the intense aspiration toward the perfect liberation for all Korean People including laborers and farmers. It was very alien to the North Korea's enviroment and was odd among the other poems in the Grand stream, which was full of delight. Consequently, this peculiarity made the original meaning obscure and has influenced on literary-historical appraisals about these po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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