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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린 여성성’의 정치생태학 ―1980년대 김혜순의 시를 중심으로

The Political Ecology of “Bewitched Femininity” : focus on Kim Hye-soon’s Poems in the 198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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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초록

1980년대 김혜순의 시를 해명하는 여러 논의들은 당대의 폭력적인 현실과 여성 억압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 시기 김혜순의 시는 생태주의적인 문제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김혜순의 시는 자연에 대한 찬미나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지향하는 태도가 아니라 이미 그것이 불가능하게 된 상황을 포착하고 성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다. 1980년대 김혜순의 시는 한국의 여성사 운동이 여러 방면으로 활성화되고 여성주의적 관점에 입각한 이론과 담론의 영향 속에 존재한다. 특히 <또 하나의 문화>는 수입된 여성 이론이 아니라 자신의 주변성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문화 운동을 지향함으로써 여성 문학 엔솔로지라는 의미 있는 시도를 보여주었다. ‘여성시’가 가부장제의 폭력과 억압을 젠더 폭력과 갈등의 문제로 가시화한 것에 비해 김혜순의 시는 가부장제를 문명과 자연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고 있으며 ‘자연’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실존의 문제이자 담론적인 고안물로 기능한다. 김혜순의 시에서 가부장제는 여성에 대한 폭력 때문이 아니라 생명을 폄하하고 업신여기는 문화라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특히 여성의 모성은 자연과 인간이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경험이며 자연과 인간의 분리는 생명에 대한 폭력과 고립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녀의 시에서 모성의 위기는 자연과의 단절을 의미하며 이는 자연에 대한 문명의 착취 관계가 여성에 대한 남성 중심적 인식의 폭력과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1980년대 김혜순의 시는 ‘이계(異界)’를 향한 글쓰기를 시도함으로써 삶 속에 공존하는 죽음과 다른 생명체들과의 공생을 표현한다. 다른 존재를 위해 자신을 비우는 여성 화자로서 샤만은 ‘다른 것으로-되기’를 통해 억압과 아픔을 승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혜순 시에서 여성의 글쓰기는 여성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자연과 생명으로부터 분리된 삶과 그 연결이라는 주제 의식을 보여줌으로써 생태주의적 인식에 도달하고 있다.

Abstract

In the 1980s, various discussions explaining Kim Hye-soon's poems have mainly dealt with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violent reality of the time and women. In Kim Hye-sun's poems, the oppression of women is closely linked to the exploitation of nature. Women and nature have the same status in that they are others in a patriarchal society. The ecological awareness of Kim Hye-soon’s poems begins here. However, Kim Hye-soon's poems have significance in that they capture and reflect on situations in which it has already become impossible, rather than the praise of nature or the harmony between humans and nature, which is often shown in ecological poems. Kim Hye-soon's poems in the 1980s cover a new awareness of the marginalities that the feminist movement centered on Another Culture has put forward. At that time, Women’s Poetry began to deal with the violence and oppression of the patriarchal system in earnest, but Kim Hye-soon’s poems are distinct from other women’s in that they continued to show the perspective of understanding patriarchy in the relationship between women and nature. In this case, “nature” is not an abstract idea, but a problem of existence and a discourse invention. In Kim Hye-soon's poems, patriarchy is problematic not because of violence against women, but because of a culture in which lives are denigrated and despised. The maternal crisis in particular is the result of the violence against life imposed by the patriarchal system and stems from the forced separation of human from nature. Even in a world hostile to women and nature, Kim Hyesoon's poetics emphasizes the meaning of death and the value of coexistence in life by writing toward “a bewitched femininity” and “the other world.” In this regard, Kim Hye-soon’s poems reach her ecological awareness that it is not only a matter for individual women, but also a connection between nature and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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