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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문장

Revolution and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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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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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명문(名文)과 혁명(가)의 관계를 사유하는 최인훈의 독특한 관점을 『화두』(1994)의 문장론으로 재구성하여, 이를 바탕으로 조명희와 이태준의 텍스트를 새롭게독해한 것이다. 『화두』의 지적 오디세이는 아름다운 문장과 비참한 현실의 간극에서 괴로워하는 지식인이 아니라, 역사와 운명에 대한 ‘치명적 예언’을 수행하는 명문을 무한히 신뢰하고 아끼는 예술가의 정신을 담은 텍스트이다. 『화두』 후반부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진 주인공의 러시아 여행에서 ‘나’로 하여금 다시 글을 쓰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죽은 레닌이었음이 밝혀지는데, ‘나’에게 레닌은 “레닌의 높이에까지” 올라갔던 출중한 저술가이자 탁월한혁명가였다.(2장) 명문에 대한 ‘나’의 이러한 심미적 감동과 믿음은 사실 포석 조명희의 「낙동강」(1927)에서 비롯된 것인데, 『화두』 주인공의 관점을 따라 다시 읽는 「낙동강」의 핵심은 ‘농이 참 된다’는 주인공 박성운의 대사에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과연 농(말)은 참(현실)이 되어 박성운의 애인 ‘로사’는 북행 열차를 타게 되고, 자기가 창조한 문장의 주술에걸린 작가 조명희는 러시아로 망명하게 된다.(3장) 명문에 대한 『화두』 주인공의 심미적 취향은 이태준의 단편소설에 대한 깊은 공감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나 이태준의 『소련기행』은그 소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화두』에서 단 한 번 언급된 것으로 그친다. 중요한 것은 이 텍스트에서 ‘조명희 찾기’라는 이태준의 알리바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조명희의 행적을 묻는 장면들에서 포착되는 것은 사실을 알고 싶은 욕망이 아니라 알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요컨대 「낙동강」이 ‘농(말)이 참(현실) 되는’ 명문의 세계였다면 『소련기행』은 현실이 말을 집어삼키는 황량한 문장의 세계였다고 할 수 있다.(4장)

Abstract

This paper newly reconstructs the works of Cho Myunghee and Yi Tae Jun, based on the writing style displayed in Choi In-hun’s novel Hwadoo (1994), through which Choi explored the relation between great writings and revolutions (or revolutionaries). The intellectual odyssey in Hwadoo is not of an intellectual who suffers from the gap between beautiful prose and the grim reality. Rather, the text reflects the thoughts of an artist who has infinite trust and appreciation towards great writings, which serve as the “fatal prophecy” on history and destiny. In the protagonist’s trip to Russia, which is the main theme of the latter part of Hwadoo, what motivated “I” to write again was none other than the late Lenin; it is revealed in the passage that to “I,” Lenin was a great writer and an outstanding revolutionary who “reached the level of Lenin” (Chapter 2). “I’s” aesthetic impression and belief in great writings is in fact based on Cho Myung-hee’s (pen named Poseok) short story “Nakdong River” (1927). It is important to remember that a rereading of “Nakdong River” should be focused on the protagonist Park Seong-un’s comment that “A joke can become reality.” Jokes (words) become true (real) indeed as Park Seong-un’s lover “Rosa” takes the northbound train and the novelist Cho Myung-hee, bewitched by his own sentences, defects to Russia (Chapter 3). The aesthetic taste of Hwadoo’s protagonist on great writings can also be found in his heartfelt appreciation of the short story by Yi Tae Jun. Yi’s Accounts of the Visit to the USSR, however, was only mentioned once in Hwadoo, in spite of its significance. The important issue is how Yi’s alibi of “searching for Cho Myung-hee” could be interpreted. What can be sensed in the passage where Yi asks for Cho’s whereabouts is not the urge for knowledge but actually the fear of knowing. In conclusion, if “Nakdong River” represented the world of great writings where “a joke (words) become true (real),” the Accounts of the Visit to the USSR portrays a world of dreary writings where reality devours writings (Chapter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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