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고사」, 혹은 ‘境界人’의 「춘향전」
Namwon-gosa, or Chunhyangjeon rewritten by a Marginal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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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남원고사」는 「춘향전」의 초기 버전에 가까운 면모를 계승하고 있는, 「춘향전」의 대표 이본이다. 「남원고사」에는 「춘향전」 일반에서 확인되는 기쁨과 슬픔의 교차 상황이 특히 확장되어 있는데, 「남원고사」의 작자는 각 장면마다 독자로 하여금 기쁨과 슬픔 각각에 완전히 몰입하지 않고 끊임없이 그로부터 벗어나도록 유도했다. 작자의 이런 태도는 작품 속 현실에 대한 ‘거리 두기’로 요약된다. ‘거리 두기’는 대상 인물에 대한 태도에서도 확인된다. 「남원고사」의 작자는 어느 한 대상, 한 계층에 우호적이라고도 적대적이라고도 규정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혹은 모순된 시각을 보여준다. 개인과 그 개인이 속한 집단에 대한 상반된 시선이 감지되기도 하고, 같은 대상에 대해 긍정과 부정, 동정과 냉소의 시선이 모두 감지되기도 한다. 「남원고사」의 작자는 「춘향전」 여러 버전의 개작자 중 가장 지식 수준이 높은 인물이되 양반 고급 독자와 서민 독자를 양 극단에 둔 독서 집단 내부에서는 여전히 ‘中間者’의 위치에 있는 인물로 보인다. 나아가 「남원고사」의 작자는 특정 가치에 얽매임 없이 세상 모든 존재에 대한 ‘거리 두기’가 가능했던 점에서, 또 세상 모든 존재에 대해 자신을 ‘他者’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모든 집단에 걸쳐 있으면서 어느 집단에도 소속되지 않는 ‘境界人’에 가까운 존재로 추정된다. 「남원고사」의 작자가 지닌 독특한 시선에 의해 대상 인물에 대한 입체적 형상화가 이루졌고, 그에 따라 ‘춘향 서사’는 한층 생기 있고 다채로워졌다. 어떤 존재도 절대 선인으로 이상화하지 않고, 어떤 존재도 절대 악인으로 적대시하지 않는, 타자에게 큰 기대도 체념도 하지 않으며 인생을 낙관하지도 비관하지도 않는 ‘경계인’의 시선으로 ‘춘향 서사’를 재해석한 결과다.
Abstract
Namwon-gosa is a representative version of Chunhyangjeon that inherits aspects close to the early version of Chunhyangjeon. In Namwon-gosa, the situation of intersection between joy and sorrow, which is identified in all versions of Chunhyangjeon, was particularly expanded. The author of Namwon-gosa encouraged the reader to constantly escape from the joy and sorrow of each scene rather than being completely immersed in them. This attitude of the author is summarized as ‘keeping distance’ from the reality in Namwon-gosa. ‘Keeping distance’ is also confirmed in the attitude toward the characters. The author of Namwon-gosa shows a complex or contradictory perspective that is difficult to define as friendly or hostile to any character or class. Conflicting perspectives on an individual and the group to which the individual belongs are sometimes detected, and both positive and negative, sympathetic and sarcastic perspectives on the same object are detected. The author of Namwon-gosa was able to ‘keep distance’ from all beings in the world without being bound by specific values, and he recognized himself as an ‘other’ to all beings in the world, in that, it is presumed that he was close to a ‘marginal man’(a person standing on many boundaries) who spanned all groups but did not belong to any group. The unique perspective of the author created a animated image of characters, and made the ‘Chunhyang narrative’ more lively and colorful. All of them are the result of reinterpreting the ‘Chunhyang narrative’ from the perspective of a ‘marginal man’ who never idealizes any being as a good person, never antagonizes any being as a villain, neither has high expectations nor resignation from others, and is neither optimistic nor pessimistic about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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