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엽편소설 기획·출판의 활성화와 그 의미
Revitalization of planning and publishing of Yeobpyeon-Soseol(葉篇小說) and the meaning in 199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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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는 80년대를 지배했던 이념과 정치 중심의 거대담론이 해체되어 새로운 주조를 탐색하는 전형기(轉形期)적인 특성을 갖는다. 계급·민족·계몽 대신에 탈계급·탈민족·탈계몽이 자리하면서 거대담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파장들이 생겨났다. 문학은 대중문화의 열풍 속에서 일상과 개인의 내면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고 자연, 생명, 여성, 다문화 문제 등으로 주제가 다양화되었다. 90년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서사양식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엽편소설의 등장이다. 이 글에서는 대체로 1996년부터 『작가세계』와 『문학사상』에서 기획한 엽편소설 특집과 같은 시기에 최성각, 박상우, 김소진, 윤대녕, 성석제, 구효서, 이순원, 전은강, 전상국, 박덕규, 하창수 등 출판 붐을 이룬 엽편소설집을 차례로 살펴보았다. 당시 수많은 작품이 발표되었음에도 여전히 연구의 사각지대에 놓인 엽편소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동시에 1920년대 후반기 『조선문단』, 『조선지광』, 『조선일보』 등에서 제기된 장편소설(掌篇小說, 콩트)부터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생산·소비되면서 팽창하고 있는 웹 기반의 통칭 초단편소설까지 짧은 서사들에 대한 관계를 규명하는 한 과정이기도 하다. 1990년대 안에서는 80년대 문학과는 다른 자리에 선 엽편소설의 의미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그 의미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물음은 ‘1990년대 후반기 엽편소설은 문학(소설)의 위기 타개라는 기대에 부응했는가’이다. 당시 본격문학의 자리에 올라서진 못한 부동적인 존재였음에도 엽편소설에 기대했던 것은 새로운 대안의 양식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작가세계』 특집에는 기성과 신인의 구분 없이 다양한 작가들이 등장했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시인들 역시 이 형식적인 실험에 참여했다. 소설과 시 혹은 소설과 수필의 경계에 서 있는 작품들도 보이지만 다양한 실험을 통해 문학에 대한 매우 새로움과 흥미를 소환하고자 하였다. 『문학사상』에서는 형식적인 실험에 흥행(대중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참여 작가와 주제가 『작가세계』보다 훨씬 다양하고 넓다. 그러나 엽편소설에 대한 양식적 이해가 부재한 가운데 이를 정립하려는 작가적 노력도 미미했다. 문학지의 기획 의도와 발표된 작품 양에 비해 주목할 만한 작품이 너무 적었다. 또 단행본으로 소개된 엽편소설집에서는 개별 작가의 개성과 경향성이 뚜렷이 드러났다. 사소한 삶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는 과정은 공통되나, 그 방향은 매우 다양했다. 성석제는 희화화의 방식을 통해 기존 질서와 권위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찾았고, 김소진은 소소한 일상의 의미를 뒤돌아보는 과정에서 찾기도 했다. 세기말과 물신주의를 보다 직접적으로 풍자·비판한 최성각과 전은강, 인간사의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다룬 하창수와 이외수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작가 간은 물론 같은 작품집 안에서도 질적인 차이가 상당했다는 점과 각 작가들의 단편과 장편에 비교할 때 엽편소설의 문학성은 현저히 미치지 못한 점 등은 한번 되짚어봐야 할 문제다.
Abstract
The 1990s was a time when the metadiscourse centered on ideology and politics was dismantled and a new mainstream was explored. Instead of class, nation, enlightenment, post-class, post-nation, de-enlightenment took place and various trends emerged. Topics such as nature, life, women and multicultural issues have diversified. In the late 90s, the narrative style also changed significantly. This is the emergence of Yeobpyeon-Soseol. In this article, I reviewed the special novels of 『Jaggasegye』 and 『Munhagsasang』 and many Collections of Yeobpyeon-Soseol. Various writers such as established and new appeared In 『Jaggasegye』. Not only novelists but also poets participated in formal experiments. There were also works that stood in the middle or between novels and poetry or novels and essays. They tried to bring newness and interest in literature through various experiments. 『Munhagsasang』 was designed from formal experiment to box office success(popularity). The writers and subjects are much wider and more diverse than in 『Jaggasegye』. However, there was a lack of stylistic understanding of the novel and the author's efforts to establish this were also weak. There were too few remarkable works for the amount of work. In the Collection of Yeobpyeon-Soseol, the artist's personality and tendency were clearly revealed. The process of finding the meaning of life in a trivial life was common, but the directions were very diverse. Seong Seok-je dismantled the existing order and authority through interest and fun, and Kim So-jin found it in the process of looking back on the meaning of small everyday life. However, there were significant differences in quality not only between writers but also within the same collection. Also, compared to the writers shorts and novels, Yeobpyeon-Soseol's literary quality was very poor.
참고문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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