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ERD
논문KCI 등재

뫼르소의 수수께끼 혹은 언어의 감추기-『이방인』의 살인 장면에 대한 해석학적 읽기-

L'enigme de Meursault ou la dissimulation du langage -Une lecture hermeneutique de la scene du meurtre dans L'Etranger-

0

조회

0

다운로드

2

인용

0

참고문헌

키워드

초록

본 논문은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백미(白眉)라 할 수 있는 살인 장면에 대한 하나의 해석이다. 문학작품에는 ‘해석을 넘어서는’ 혹은 ‘해석이 불가능한’ 부분들이 있게 마련이다. 언어의 조화(造化)가 만들어내는 수수께끼라고나 할까. 언어는 ‘드러낼’ 뿐만 아니라 ‘감추기’도 하기 때문이다. 문학 언어는 더욱 더 그렇다. 특히, <<이방인>>의 살인 장면(1부 6장)은 언어의 드러내기와 감추기가 어우러져 있어서, 다시 말해서 중성적 화자의 객관적인 서술과 더불어 화려한 메타포들을 동원한 주관적인 해석이 교차하고 있어서, 어떤 비밀 내지는 선뜻 이해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담고 있다. 한 마디로, 살인 장면은 온통 상징 언어로 그려지고 있어서, 그야말로 ‘해석을 부르는’ 텍스트이고, 이 텍스트에는 하나의 수수께끼가 도사리고 있다. 이 수수께끼는 바로, 왜 뫼르소가 첫발을 발사하고 난 뒤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네 발을 발사했는가이다. 이 문제는 우발적인 살인인가 의도적인 살인인가를 구분하는 법률적인 판단과 직접적으로 결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사검사도 반드시 그 해답을 듣고 싶어 하는 의문이다. 그러나 뫼르소는 이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다만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치부해 버린다. 그런데 우리는 <<이방인>> 텍스트 자체 내에서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하나의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수사검사의 언어행위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수사검사는 뫼르소가 아랍인을 살해한 이유를 물으면서 “왜”라는 의문사를 ‘다섯 번’ 사용하는데, 텍스트 상에서 기이하게도 뫼르소가 다섯 발의 권총을 발사했던 방식과 매우 비슷하게 이루어진다. 만일 수사검사에게 “왜 당신은 ‘왜’라는 의문사를 다섯 번 사용했으며, 첫 번째 다음에 잠시 쉬었다가 거칠게 다시 네 번을 내뱉았는가”라고 묻는다면 대답할 수 있을까? 대답은 질문 안에 이미 담겨 있다. 이러한 텍스트 읽기는 해석학적 관점에서 텍스트를 접근할 때만이 가능할 수 있는 새로운 읽기가 아닐까 한다. 작가 카뮈가 이러한 해석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썼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해석학자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왜냐하면 폴 리쾨르가 말한 대로 “한 편의 문학작품은 자기 고유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 문제들에 대한 답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석학적 읽기는 텍스트가 지니고 있는 문제를 제기해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그 텍스트 안에서 찾아내는 것이다. 물론 작가의 다른 모든 글들은 ‘해석학적 순환’ 속에서 텍스트 해석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또한 최초의 독자로서의 작가가 자기 텍스트에 대해서 취하는 해석도 얼마든지 참조할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볼 때, <<이방인>>은 해석학적 읽기의 한 예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텍스트라 할 수 있다. 결국, 뫼르소의 수수께끼 역시 언어가 감추어 놓은 하나의 자연스러운 산물이고, 수수께끼의 열쇠 역시 언어 속에 들어 있다.

참고문헌 (1)

  1. "langue et langage", pp.77~102, 1969

관련 논문AI추천

이 간행물의 다른 논문 (23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