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한 공간과 홈 패인 공간으로서의 바다 -정지용과 임화의 바다 시를 대상으로
The Sea as Smooth and Striated Space-Focusing on the Sea Poetry of Jeong Ji-yong and Im 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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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바다는 사건들과 ‘이것임’에 의해 점유되어 있는 공간, 즉, 정동이 흘러넘치는 매끈한 공간이다. 이 공간은 새로운 장들과 연결접속하며 끊임없는 생성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매끈한 공간은 홈 패인 공간으로 전환되고, 홈 패인 공간 또한 수시로 매끈한 공간으로 되돌려진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식민지 시기 관부연락선의 항로는 제국주의적 국가장치에 의해 현해탄에 파인 홈이라고 할 수 있으며, 관부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온 정지용과 임화의 시는 홈 패인 현해탄을 매끈한 공간으로 되돌릴 ‘속도’와 ‘사건’들을 발견하고 이와 접속하여 ‘지도 제작(cartography)’을 시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지용은 신체적 촉지를 통해 현해탄을 매끈한 공간으로 체험하고, 임화는 정신적 공간에 그린 탈주선을 바다에 투사함으로써 홈 패인 현해탄을 매끈한 공간으로 되돌리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정지용은 정동을 정서로 봉인하지 못하게 하는 언어를 발견하지 못하고, 임화는 동일성(identity)에 기반하여 존재와 의미를 파악하는 사유 체계로부터 탈주하는 데 실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도전은 근대에 발견한 바다를 통해 다양체를 이루려는 시도를 감행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Abstract
The sea is a space occupied by events and thisness, a smooth space overflowing with affects. This space enables continuous creation by connecting and interfacing with new fields. However, the smooth space is constantly converted into striated space, and striated space is frequently reverted to smooth space. The route of the colonial period’s Kwanbu ferry is a groove carved into the Hyunhaetan, but Jeong Ji-yong and Im Hwa, who studied in Japan via the Kwanbu ferry, discovered the ‘speed’ and ‘events’ to revert the grooved Hyunhaetan into a smooth space and attempted ‘cartography’ by connecting with these. Jeong Ji-yong experienced the Hyunhaetan as a smooth space through the ‘haptique’, while Im Hwa tried to revert the striated Hyunhaetan into a smooth space by projecting the lines of flight drawn in his mental space onto the sea. However, Jeong Ji-yong failed to discover a language that prevents affect from being sealed into emotion, and Im Hwa failed to escape the thought system that grasps existence and meaning based on identity constructed through comparisons between things. Nevertheless, their attempts to form multiplicities with the sea discovered in modernity hold signific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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