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윤리학의 옹호 - 나종석의 비판에 대한 반론 -
Ein Versuch, Kants Ethik gegen die Kritik von Hegel zu verteidigen
이충진
초록
나종석은 헤겔의 이름을 빌어 칸트 윤리학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 논문은 그의 비판을 칸트의 입장에서 재비판하기 위한 시도이다. ‘비판과 재비판’은 모두 4개의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첫째, 형식주의 윤리학으로서의 칸트 윤리학은 ‘질료적-구체적 행위를 규제할 수 없다’라는 의미에서 공허하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이 논문은 ‘칸트 윤리학은 구체적 행위들을 비경험적-원리적으로 제시-규제하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둘째, 보편주의 윤리학으로서의 칸트 윤리학은 ‘도덕적 갈등상황에서 행위자에게 아무런 구체적-개별적 행위를 제시할 수 없다’라는 의미에서 무력하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이 논문은 한편으론 어떤 윤리학도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없음을 주장하며 다른 한편 이른바 도덕적 갈등상황이 잘못 이해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셋째, 심정윤리학으로서의 칸트 윤리학은 ‘부도덕한 현실에 직면한 행위자로 하여금 도덕적 극단주의나 도덕적 냉소주의에 빠지도록 만든다’라는 점에서 위험하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이 논문은 ‘칸트 윤리학과 도덕적 극단주의/냉소주의 사이엔 단지 개연적 연관성만이 있을 뿐인바, 그러한 비판은 지나치다’라고 주장한다. 넷째, 칸트 윤리학에 내재한 한계들은 대부분 칸트의 이원론 자체에 기인하되, 특히 자유 실현의 가능조건들이 올바로 논의될 수 있는 여지가 칸트 윤리학 안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바, 이런 점에서 칸트 윤리학은 극복되어야 할 체계이다. 이와 같은 평가에 대해 이 논문은 윤리학의 근거지움 논의와 윤리의 세분화 논의(윤리학의 체계화 논의)를 서로 구분할 것을 제안한다. 그와 함께 ‘칸트와 헤겔 중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 윤리학 체계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칸트가 아닌) 헤겔 윤리학 체계의 세분화임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