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철학에서 과거와 미래의 변증법
The Dialectic between the Past and the Future in Hegel ’ s Philosophy
김옥경
초록
헤겔 이후의 철학들은 헤겔철학의 영향 속에 있으면서도 모두 반-헤겔주의를 표방한다. 반-헤겔주의에 입각한 철학자들의 근본 의도는 어떤 지평에 서 있든지 헤겔철학과 결별을 선언하면서 비-변증법, 비-목적론, 비-절대적/ 완결적, 비-관념론적 체계를 지향한다. 그런데 언급한 이 특성들을 잘 살펴보면 반-헤겔주의 철학들이 모두 완전히 화해되지 않는 열린 체계를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열린 체계를 지향한다는 것은 결국 하나의 철학 체계가 더 이상 완결된 과거성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에 열린 사유 가능성을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헤겔 철학 체계의 완결성이 자주 헤겔 철학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으로 제기되는 이유는 헤겔 철학이 절대자의 자기전개와 자기기술을 근본과제로 설정하고 또한 현실의 완성 이후에 현실에 대한 기술 또는 해석, 다시 말해 과거성에 머무르는 사유체계로만 기능하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헤겔의 절대 주체성의 철학은 절대자의 자기전개를 통해 자신으로 다시 회귀하는 변증법적인 운동을 통해 설명된다. 헤겔의 절대자의 운동은 자기회귀를 통해 자기동일성을 유지하고 또한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과거성을 지닌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반-헤겔주의 철학들이 비판하는 헤겔철학의 과거성과 폐쇄성은 일면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 내면으로 향하는 회귀적인 운동은 항상 자신에게 내재적인 차이를 정립해 나가는 전진적인 운동이며, 이 운동은 또한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는 미래에 열린 역사적 운동과 결부되어 있다. 자유이념이라는 목적을 향해 운동해 나감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역사성은 열린 지평의 가능성 위해 존립한다. 그렇기 때문에 헤겔에게서 과거를 향하는 운동은 미래를 향하는 운동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