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의 반낭만주의에 함축된 철학적 층위들
Various philosophical aspects in Hegel’s Anti-Romanticism
권대중
초록
헤겔은 ‘낭만적인 것’(das Romantische)을 주로 『미학강의』에서 상론하고 있지만, 이 범주는 단지 미학이라는 한정된 분과에서가 아니라 그의 철학 전체의 기조와 맞물려 있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즉, 이 개념은 특정한 유형의 시대정신 및 정신의 작동방식을 가리키는 철학적 범주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면밀한 고찰은 헤겔 철학의 참된 면모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도 좋은 기능을 수행한다. 그런데 문제는 헤겔이 이 단어를 통해 지시하는 대상이 요소요소에서 다양한 불일치를 보일 뿐 아니라, 이 개념을 적용하는 대상들에 대한 가치평가의 측면에서도 잦은 변화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에 이 논문은 1) 먼저 ‘낭만적인 것’의 지칭에서 나타나는 착종의 양상과 원인을 분석하고, 2) ‘낭만적’인 것들에 대한 헤겔의 가치판단상의 잦은 변화의 실체를 조명한 후, 3) 그 변화를 특히 청년기의 친낭만주의로부터 후기의 반낭만주의적 입장으로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고찰한다. 이를 위해 필자가 특히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독일관념론의 가장 오래된 체계 강령」과 「미학강의」에서 이루어진 ‘반어’ 비판이다. 왜냐하면 이 두 텍스트는 각각 헤겔 초기의 미적 절대주의와 후기의 이성중심주의를 잘 드러내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