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에서 기호 생성의 체계 연관
Der Zusammenhang des Zeichens mit dem System bei Hegel
하광언
초록
본 글의 목적은 헤겔에서 기호 생성의 변증법적 특성을 그 체계적 연관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헤겔은『철학강요』의 “이론적 정신” 단계에서 구체적인 형식으로 언어의 생성을 서술하고 있다. 여기서 의식경험과 언어의 생성이 개념의 자기전개 과정에서 동일성으로 파악되는 것은 의식의 다양한 형식들인 심상과 기호, 기억, 그리고 이름이 예외 없이 주관과 객관의 통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호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표상은 상기와 상상력, 그리고 기억의 세 단계로 전개된다. 여기서 두 번째 영역인 상상력에서 주관적인 (또는 표상된) 내용과 객관적인 (또는 직관된) 내용 사이에 대립이 나타난다. 그러나 직관된 대상을 사유하는 상상력은 대상의 보편적인 것을 찾아내 그 대상을 규정한다. 다시 말하면 대상 가운데서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인식작용으로서 상상력은 보편적 표상을 산출하는 상기(내화)로 전개된다. 여기서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내용의 통일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통일은 보편적인 표상 내용에, 직관된 외적 내용이 종속되어 후자가 전자의 기호로 정립됨으로써 이루어진다. 직관된 내용은 음성기호로 자기를 외화함으로써 객관적이고 외적이며 또 영상적인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음성은 언어기호의 최초의 형태이며, 자기를 표현하는 내면성의 실질적인 외화이다. 표상에 규정성을 더하기 위해 분절을 확대하는 음성, 즉 말과 그 체계로서의 언어는 감각과 직관, 그리고 표상에게, 직접적인 것보다 더 고차적인 현존재, 즉 표상의 세계에 합당한 실존을 부여하게 된다. 표상의 세 번째 단계인 기억에서 기호는 다시 내화작용을 거쳐 ‘지성의 것’으로 내면화되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 흡수를 통해 지성에게 외면적이고 기계적인 것, 즉 ‘기계적 기억’의 형식이 부여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주관과 객관의 외적인 통일(기억)이 이루어지며, 이 통일은 곧 사유 자체로 이행한다. 이렇게 해서 음성기호는 일시적이고 개별적인 기호에서 ‘의미의 지속’인 이름(기억)이 되고, 나아가 개념이 되며, 개념은 사물자체로 복귀함으로써 기호생성의 변증법이 완결된다. 헤겔에서 언어가 개념인 것은 언어의 사변적 본성이 의식의 변증법적 운동 과정에서 논리적 필연성과 매개로서 자기를 실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