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에서 절대자의 자기현시
The Exposition of the Absolute in Hegel
김옥경
초록
헤겔의 철학적 사유에서 절대자 개념은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개념이다. 헤겔은 1812/13년 『대논리학』 「본질론」의 ‘현실성’ 편에서 실체에 관한 논리학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절대자’(das Absolute) 개념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헤겔에서 절대자란 다름 아닌 본질과 현상 또는 실존의 통일이다. 다시 말해, 절대자에서 본질은 자신의 실존을 자기 안에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러한 절대자의 구조는 헤겔이 최초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이미 전통 형이상학의 존재론적인 신 존재 증명에 사용되었던 구조이다. 그러나 헤겔은 전통 형이상학에서의 존재론적 신 존재 증명의 구조를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이 구조의 근대적 의미를 탐구하고자 한다. 헤겔은 『대논리학』 「본질론」의 ‘절대자’ 장에서 특히 근대의 스피노자의 유일실체 개념과 라이프니츠의 모나드로서의 실체 개념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헤겔은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실체 개념이 본질과 실존의 통일의 구조를 이전 형이상학과 달리 더 내재적인 방식으로 사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본질과 실존의 관계가 본질 자신의 자기정립 운동으로까지 확장되지는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헤겔에서 본질 개념은 자기자신을 정립하는 자기운동, 다시 말해 자신의 실존을 정립하는 자기운동으로 파악됨으로써 본질과 실존의 내재적 관계 또는 절대자 자체의 자기정립적인 필연적 운동이 더 근대적인 방식으로 사유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절대자의 자기운동의 논리적 구조의 세계 내적인 문맥을 우리는 ‘정신’으로서의 절대자 개념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통 존재론적인 신 존재 증명이 헤겔에서 어떤 근대적인 문맥을 띠게 되는지가 해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