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과 하이데거에 있어서 철학의 과제와 방법론 -헤겔에 대한 하이데거의 비판은 정당한가?
Philosophische Aufgabe und Methodologie bei Hegel und Heidegger - Ist die Kritik Heideggers an Hegel gerecht?
오희천
초록
헤겔과 하이데거의 철학적 과제와 방법론은 그 내용에 있어서의 차이들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점에 있어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모두 절대자 또는 진리를 해명하고자 했다. 그들이 해명하고자 한 절대자는 전통적인 형이상학에서처럼 실체가 아니다. 그 실체가 존재자의 본질로서의 존재자성(Seiendheit)이건 아니면 초월적 존재자이건 간에 말이다. 헤겔에게 있어서 절대자 또는 절대적 이념은 절대적 부정성에 기초한 변증법의 사건이며, 하이데거에게 있어서 절대자는 존재자의 존재이다. 존재는 존재자성도 아니고 초월적 존재자도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존재는 존재자가 존재하는 사건이다. 존재자는 현존과 부재의 모순운동에 의해 존재라는데, 존재는 이 현존과 부재의 모순운동에 의해 열려진 장이며 빛이다. 이 장과 이 빛에 존재자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물론 이때 열려진 장과 빛도 상징적인 의미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헤겔과 하이데거에 있어서 모두 절대적 이념 즉 그들이 해명하고자 한 “사실 자체”는 존재의 진리이다. 그런데 하이데거는 헤겔의 철학적 과제가 인식 대상의 대상성을 밝히는데 있다고 비판한다. 존재를 존재자로 이해하는 존재망각의 역사가 헤겔에서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이데거의 이런 비판은 헤겔의 철학에서 사실 자체 또는 진리라는 개념이 가지는 이중적 의미를 간과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즉 그는 헤겔의 『논리의 학』의 이중적 과제를 간과한 것이다. 위에서 언급되었듯이 『논리의 학』은 인식론이며 동시에 형이상학이다. 하이데거와 헤겔은 구체적인 경험적 대상을 분석하여 거기에 내재하는 진리(das Wahre)를 밝히고자 한 방법론에 있어서 일치한다. 그러나 하이데거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의 이중적 의미를 간과했다. 헤겔 철학 체계 전체의 한 부분으로 본다. 그러나 정신현상학은 체계의 일부로서 주관적 정신인 동시에 논리학의 서론에 해당되기도 한다. 『정신현상학』에서 도달된 절대정신의 절대지식과 『존재와 시간』에서 분석된 현존재의 시간성은 그들의 철학에서 학문적 거점이라는 동일한 위치를 가진다. 사변적 방법론과 현상학적 방법론은 이 거점을 해체구성하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