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셸링의 ‘순수 이성학’에서 포텐츠론과 사유의 지평 — 그의『신화철학 I』제2부를 중심으로
Potenzenlehre und Horizont des Denkens in der Schellings Philosophie der Mythologie
심철민
초록
이 글은 셸링의 ‘순수 이성학’의 전개와 함의를 살펴보되, 특히 그의『신화철학 I』 2부를 중심으로 신과 세계(또는 원리와 존재자)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표명되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세계)은, 셸링에 따르면, 순수 사유에서 얻어진 가능성들의 총체인 포텐츠들의 연관 및 공동작용으로서 파악된다. 우선 제1, 제2 포텐츠는 주체(A)와 객체(+A)로서 이들은 각기 자신의 결여를 통해 서로를 전제하는 모순 가운데 작용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모순율은, 이와같이 지금 당장은 온전한 A가 아닌 한에서 ‘결여’로서의 상이한 존재방식들을 갖되 동시에 이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근거인 실재적 존재를 전제케 하는 구조로서 이해될 수 있다. 한편 제1, 제2포텐츠만으로는 이들 각각이 ‘동일한 정도로’ 존재케 될 수는 없으므로, 이 둘의 긍정적 배제인 주객(±A)이 제3포텐츠로서 동시에 마련되어야 한다. 문제는 이 세 포텐츠들이 순수한 가능성들이 아니라 영혼의 작용을 통해 현실성을 얻는다는 사실이다. 셸링에 따르면 영혼은 현실성을 생성하는 과정 속에 깃든 신적인 요소이다. 이 점에서 모든 있는 것에는 ‘물질적인 것’(-A +A ±A)이 바탕을 이루고 있지만 그러나 있는 것 자체 즉 ‘어떤 것의 본질적인 무엇’은 ‘비물질적인 것’ 즉 ‘영혼’이다. 영혼을 통해, 있는 것은 결코 자기 자신 안에 한갓 동일적인 것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부단히 동요하면서 자신의 자기존재를 보다 높은 것에서 지양한다. 이같은 포텐츠의 자기고양은 결국 유한한 개별존재들이 다양한 등급을 띠면서 절대자와 매개되는 과정 이외 다른 것이 아니다. 요컨대 유한자와 절대자의 관계는 이른바 통일성의 원리에 의거하여 유한자에 대한 절대자의 포섭으로서 이해되어선 안 된다. 오히려 이 둘은 매개에 의한 상호 통일 가운데서 현실성이라는 전체적 짜임을 형성하는 관계이다. 다만 순수 이성학에서는 신을 포함한 모든 것이 이성에 산입되어 파악되고 있는 점에서(셸링은 이것을 ‘소극철학’의 한계로서 이해한다), ‘존재자 자체’를 원리로 갖는 학문인 적극철학으로 이행해야 할 요구가 또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