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논쟁(1920~21)의 알레고리 -한국근대시론의 형성과 ‘배제된 것’의 의미-
The Allegory of the controversy over new-wave-poetry(1920-1921) -On the Meaning of 'The Excluded' in the Formation of Korean Modern Po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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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의 일차적 목적은 언어의 도구성과 정신성을 특권화 하는 방식의 근대적 언어 이데올로기를 문제시하는 것이었다. 언어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보는 관점과 민족정신의 구현체로 보는 관점은 논리적 측면에서 볼 때에는 상호배타적이지만, 근대적으로 재편된 언어질서가 두 관점의 공존을 현실적으로 필요로 하면서 그 논리적 모순관계는 은폐된 채로 남게 된다. 그러나 식민지 조선은 특수한 언어적 사정으로 인해 이러한 논리모순을 적절히 은폐하기 어려운 자리였다. 두 관점의 불가피한 충돌이 일어나는 양상을 살피는 것, 나아가 그것을 근대적 ‘증상’ 중의 하나로 파악해 보는 것, 이것이 이 글의 첫 번째 목적이다. 이 충돌은 특정한 언어적 실천 속에서 자신에게 이미 침투되어 있거나 혹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언어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묻어두지 못하고 언표화 하는 일이 요구될 때에 발생한다. 이 논문은 무엇보다도 1920년대 초중반 ‘시를 쓰고 논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자리에 놓여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근대적 언어이데올로기가 형성하는 ‘증상’에 대한 논의는, 한국의 근대시론이 형성 되는 과정에 대한 논의와 다르지 않다. 즉 이 글은 한국 근대시론의 형성 메커니즘의 규명을 또 하나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양면적 목표를 위해 1920~21년에 『개벽』 지상을 중심으로 전개된 신시 논쟁을 중심 대상으로 설정하였으며, 언어관ㆍ문학관의 대차대조표 제시보다는 논쟁과 반박의 과정 속에서 언어관ㆍ문학관이 어떤 식으로 생성되는지에 주목하였다. 현철은 미세(微蛻)를 향한 반박문에서 시의 율격을 설명한 다음 시의 본질을 정열의 표출로 상정하는데, 두 측면의 정의는 상이한 언어관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간의 이율배반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맹아상태에 머무는 이 이율배반이 배면으로 숨지 못하고 표면화되는 것은 황석우를 향한 다음 반박문에서이다. 래디컬한 언어도구론적 관점에서 시의 의미를 기술하려고 한 황석우를 논박하면서 현철은 정열의 표출을 시의 본질로 보는 관점을 묻어두고 대신 ‘시형의 중요성’과 ‘조선문’, ‘조선어’에 대한 천착을 강조한다. 이는 언어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보는 관점을 벗어나 민족성의 담지체로 보는 관점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황석우의 관점을 견지할 때, 1920년 당시 조선에서 구성되고 있던 질서, 즉 이제 막 조선어 출판 활동이 활발해지며 민족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구성해내기 시작하는 작업이 부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세ㆍ황석우와의 논쟁을 통한 현철의 시론 전개 방식은, 1910년대 후반에서 1920년대 중반에 걸쳐 일어난 이광수 문학론의 변화, 그리고 주요한과 김억의 변화가 압축된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현철과 황석우를 중심으로 한 신시논쟁은 알레고리적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현철의 이율배반이 전면화된 데에 황석우의 래디컬한 언어도구론이 개재되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광수, 주요한, 김억 등이 시(문학)를 바라보는 관점을 급선회한 데에는 ‘황석우 같은 존재’, 혹은 ‘유령화된 황석우’가 개재되어 있다. ‘황석우 같은 존재’를 배제함으로써 이들은 조선문학의 구성을 본격화하고 조선문단 혹은 조선시단의 주류적 위치를 점하게 된다.
Abstract
In Modern linguistic order, it has come up that two viewpoints of regarding language as a intrument for communication and as embodiment of nationality. These two points of view contradict each other logically, but have coexisted under the realistic necessity. However, Colonial Korea was a topos to hard to cover this up because of its unusual linguistic circumstances. It is the first purpose of this paper to consider unavoidable collision of two viewpoints in Colonial Korea and to grasp it as a modern symptom. This collision has arised in the exceptional discourse when someone has been demanded to be constrained to refer to linguistic ideology for him to be saturated with. I have noticed that these cases happened when the ontology of modern poetry was discussed in the first half of 1920s. Eventually the consideration on the symptom caused by modern linguistic ideology is not differentiated with the examination on the mechanism-formation of Korean modern poetics. Therefore, the other purpose of this paper is to reveal the mechanism of inclusion and exclusion that shapes the Korean poetics in the colonial era. For these double aims, I focused on the controversy over new-wave-poetry among Mise, Hyon Chol and Hwang Seogwoo in 1920~21. This controversy had a significance because it is not only the first one about modern poetry but also shows a tendency of Korean modern poetry and poetical essays thereafter symptomatic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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