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말기 임화의 문학비평과 이중과제론
Limhwa's Literary Criticism in Late Colonial Period and Double Mis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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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임화는 카프의 해체를 전후해 볼세비키화론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을 수행한다. 임화가 보기에 볼세비키화론은 두 가지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하나는 모든 문제를 계급성의 차원으로 환원하는 계급 중심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식민지적 특수성에 대한 인식의 결여였다. 이로 인해 프로문학운동이 일제 파시즘의 공세에 무력하게 굴복하고 말았다는 것이 임화의 진단이었다. 그러한 자기반성을 통해 임화는 민족과 근대라는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이는 부르주아 민주주주의적 가치들에 대한 재인식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30년대 중반부터 임화는 ‘근대적 의미의 민족문학’의 건설을 조선문학의 당면과제로 제시한다. 그러나 그 건설의 주체는 프롤레타리아를 중심으로 한 민중이 되는데, 그것은 토착 부르주아가 주체가 된 민족문학의 건설이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족문학의 건설이라는 근대적 과제가 민중의 몫이 된 것이다. 다만 민중이 주체가 된 민족문학은 부르주아가 해결했어야 할 근대적 과제뿐 아니라 프로문학이 지향하던 근대 극복이라는 과제까지 짊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부르주아 민족문학과는 성격을 달리한다고 임화는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임화의 민족문학론은 일종의 이중과제론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이 시기의 이중과제론이 근대 이후로의 계기성을 보다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민족문학을 그 자체로서보다는 근대 이후로의 계기성에 초점을 맞춰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족문학은 사회주의문학의 초석을 놓는 이행기의 문학으로 규정된다. 30년대 말로 접어들면서 임화의 구상은 다소간의 변화를 겪는다. 이러한 변화는 총동원체제라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총동원체제는 민족과 근대의 동반 위기를 낳았고, 그에 따라 임화는 근대적인 것의 선차성을 보다 중시하기 시작한다. 프로문학과 민족주의문학의 공통점에 대한 강조는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임화는 민족주의문학보다는 일본문학에 대한 대타의식을 강력하게 표명한다. 임화는 일본문학과 조선문학을 세계문학 아래 편제된 별개의 ‘지역문학’으로 배치한다. 이러한 임화의 관점은 조선문학을 일본문학의 주변부에 위치한 ‘지방문학’으로 규정한 최재서의 관점과 날카롭게 대비된다. 언어 문제에 있어서도 임화는 ‘좋은 언어’라는 비유를 통해 민족어의 가치를 거듭 옹호한다. 이중과제론 역시 그대로 견지된다. 다만 30년대 중반과 달라진 것은 근대성의 성취와 근대 극복을 선후관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컨대 근대적 과제를 해결한 다음에 근대 극복으로 나아간다는 단계론적 발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근대적인 것의 선차성을 중시한 데 따른 이론적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이중과제론은 볼세비키화론의 단선적 사고에서 벗어나 근대성의 성취와 근대 극복을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행기론이든 단계론이든 근대성의 성취와 근대 극복을 별도의 두 국면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은 이중과제론의 치명적 한계였다. 이러한 이론 체계는 근대성이 완성될 때까지 근대 극복이 한없이 지연되는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중과제론은 결과적으로 근대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한계는 해방직후까지 그대로 연장되다가 「민족문학의 이념과 문학운동의 사상적 통일을 위하여」에 와서야 마르크스에 대한 새로운 독해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Abstract
This essay is a study on Limhwa's literary Criticism in late colonial period. In late 1930's Limhwa reestimated nation and modernity. He thought that nation and modernity was an important value to be accomplished. Limhwa argued that proletarian literature had to undertake this mission because bourgeois literature failed. At the same time Limhwa insisted that proletarian literature accomplished its own mission, so called overcoming modernity. Limhwa thought that these were double missions assigned to proletarian literature. Limhwa proposed that building national literature was a present problem because national literature could solve double missions. But Limhwa emphasized on the proletarian subjectivity of national literature. Because Limhwa believed that national literature based on proletarian subjectivity could solve national problem and class problem simultaneously. But the theory of double missions presupposed that accomplishing modernity and overcoming modernity were proceeded step by step. Until accomplishing modernity, overcoming modernity had to be delayed. Therefore the theory of double missions was consequently imprisoned in the paradigm of modernism. This limit was solved in early liberation period by Limhwa him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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