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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배의 탄생 : 해방기 소설에 나타난 ‘빈자(貧者)’의 도덕과 ‘경제적 인간’의 정치학

The Birth of Moribae(the profiteers) : The Morality of the Poor and The Politics of Homo Economicus in Novels during the Liberation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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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분류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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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해방기 문제적으로 지목되었던 ‘모리배’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현실의 빈곤 타개와 분배라는 경제적 의제가 민족주권국가 수립이라는 이상태와 교묘히 결합되며 해방기 최대의 현안으로 부상했던 상황에서 이상적 분배와 생존을 둘러싼 감각과 의식이 ‘민족’이라는 공동의 구호와 사적인 차원에서 각기 새롭게 재구성되던 맥락에 주목하여, 해방기 문학에서 ‘경제’와 인간의 접속이 주조해냈던 삶의 양태와 가능성, 인간 이해의 양가적인 방식에 내재된 이데올로기를 해명하고자 했다. 해방 이후 남한에서 미군정이 운용했던 체제와 법령들은 ‘무정부 상태’라고 호명될 만큼 불안하고 혼탁한 경제 상황을 초래하였다. ‘민족’의 일원이라는 당위는 해방을 맞은 사람들에게 ‘정치적 주체’로 바로 설 것을 요구했지만, 당장의 호구지책과 경제적 안정을 보장해줄 수는 없었다. 정치적인 해방을 맞은 기쁨의 시기에 도래한 경제적 대혼란은 각 개인들에게 국가가 얼마나 허약하게 작동하는 구성물인지를 감각하게 해주는 동시에 그렇다면 국가가 지켜주지 않는 생명, 생계의 문제를 어떻게 자족적으로 유지해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답안을 체득하게 만들었던 분기점이었던 것이다. ‘모리배’로 통칭된 ‘경제적 인간’들은 민족국가의 이상적인 ‘정치적 주체’로서의 역할에서 스스로를 탈각시키고, 생존과 치부를 최우선시하며 도모했던 인간형이었다. 당대의 담론은 모리배를 악질적인 ‘반민족자’로 규탄했지만, 동시대의 소설들은 ‘모리행위’에 대한 단죄보다는 그것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형상화했다. 이러한 (반)도덕적인 소설들의 서사는 ‘정치적 해방’과 ‘경제적 파멸’을 분리하여 감각했던 당대의 양가적인 도덕감각의 분화와 균열을 정확히 포착한 것이었다. 한편 모리배를 해방기 경제 혼란과 민생고의 원흉으로 지목했던 당대의 담론은 경제 혼란을 안정시킬 실질적인 정책과 대안이 부재했던 상황에서, 이른바 절대악으로서 ‘모리배’들을 타자화함으로써 안정과 결속을 꾀했던 정치적 수사이자 전략이었다. 이른바 ‘반민족적 모리배’는 일본 제국의 경제권역과 통제경제체제가 해체되면서 도래한 경제 상황 속에서의 무질서와 혼란의 격류를 틈타 다수로 생성된 인간 유형이었고, 그 층위와 종류를 한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상적인 동시에 수사적인 용어였다고 할 수 있다. ‘모리행위’라는 문제적 삶의 처세와 이에 대한 비판은 해방기 사회를 구성하던 개인들의 경제도덕 감각과 가치관의 중핵에 중대한 변이가 일어났다는 점을 방증한다. 모리배의 준동을 규탄하는 당대의 목소리들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도덕률의 변화를 기민하게 포착하고 이를 재조정하려던 움직임이었다. 공동체의 윤리가 더 이상 개인 삶의 내밀한 층위에서 합치되지 못하고, 그 좌절과 어긋남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도덕감각의 분화는 ‘민족’이라는 이념을 경유하여 도덕적 헤게모니를 구축하고 모리행위를 규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치부의 욕망을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현시되었던 해방기라는 도덕적 전환기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반민족적’ 선택은 민족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정치적 주체로서의 상상적 기입이 각 개인에게 최소한의 생존과 안전에 대한 보장조차 해줄 수 없는 허위라는 사실을 인지한 사람들이 새롭게 수행할 수 있는 꿈의 최대치였을 것이다. 네그리․하트가 통찰했듯이, 정치의 온전한 기반이 되는 것은 빈자와 부자 사이의 투쟁이며, 통치체제에서 중요하게 고려될 계산에 넣어질 권리가 없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고려될 만하게 만들 때 정치는 비로소 존재한다. 그러나 통치체로부터 자유방임되는 ‘경제적 인간’은 스스로를 체제 내로 복속시키며 그 자신을 소진시켜나간다. 국가가 인민을 통계적 수치 위에서만 자리매김하고 표상하는 것처럼, ‘경제적 인간’ 또한 근대 경제의 인간 이해 방식에 부합하여 스스로를 정위해나가는 것이다. 경제 시스템에 맞서 부(富)의 공평한 재분배를 요청하며 통치체제를 위협하기보다, 자신보다 약자의 위치에 있거나 속일 수 있는 타인의 것을 갈취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합리화하는 해방기 모리배들의 도덕감각은 각 개인이나 시대에 한정된 특수한 것만은 아니었다. ‘모리배’라는 기회주의적 인간 유형은 사회의 불평등이 낳은 변질적인 존재이며, 이는 오늘날까지 한국사회에 잔존하는 ‘경제적 인간’에 대한 원초적 이해와 도덕 감각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inspect various aspects, possibilities of lives and the ways to understand human beings which novels during the liberation era showed. In South Korea during the liberation era, overcoming poverty and distribution of wealth were the most important economic agenda connected to the ideal goal of the building-independent-nation. However, senses about the ideal distribution and the need of survival were divided between official slogan which emphasized ‘the nation’ and private dimension, and were restructured each ways. Systems and decrees which US military government employed in South Korea during the liberation era caused terribly unstable and chaotic economic situation, which was called ‘the state of anarchy’ sometimes. Although the liberation era was represented as the period of political liberation which joyful emotion accompanied, economic chaos during the liberation era made the individual sense the vulnerability of the state. They questioned how to earn a living, how to protect and keep their lives which the state could not take care of. And they answered their own question in private ways. They could not internalize public perspectives about human beings and the world, systems, and regulations any more. New human types, new art of living, and new moral sentiments in contrast to the notion of ‘the nation’ appeared instead. In this respect, the liberation era was an important turning point. The acts that abusing the law, cheating or swindling others were called the act of ‘Mori(謀利)’. ‘Moribae’(the profiteers, 謀利輩) as anti-national actors who pocketed national property and sabotaged the state-building were condemned and thought as main culprit behind economic chaos and difficulties. So-called ‘Moribae’ as anti-national actors were a new human type who appeared on chaos of new econoic-system formed in a dissolution of Japanese empire’s economic area and controlled economic system. The birth of ‘Moribae’ and the criticism to them show that the sense of economic moral and values changed remarkably. To put it concretely, these show a irreconcilable point between the sense of political moral justified in the name of ‘nation’ and the sense of economic moral justified by the need of survival. ‘Moribae’ as opportunistic human type were the heterogeneous beings made by social inequality. And the birth of ‘Moribae’ and the criticism to them formed an archetype of ‘Homo economicus’ which also exist today in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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