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대전 이후의 세계와 환등상-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 다시 읽기
The World after WWI and a Phantasmagoria : Rereading Yŏm Sang-sŏp’s A Green Frog in the Specimen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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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염상섭 첫 소설 『표본실의 청개구리』(1921)에는 중학교 박물시간의 개구리 해부 장면, 남포의 광인 김창억이 3층집을 짓는 장면, 그리고 소설 말미에 R동에 있는 화자가 큰 깨달음과 함께 공포를 느끼는 장면이 마치 논리적 고리가 없이 삽입된 장면처럼 연결되어 있다. 초기작 이후 염상섭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사실주의 기법 때문에 그의 첫 소설을 사실주의나 자연주의로 본 연구경향이 있었으나 그러한 경향으로 보기에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환영, 기억, 착각 등 모더니즘적 요소가 많다. 본 논문은 앞서 언급한 문제적 장면들을 근대적 시각 경험을 통해, 근대를 넘는 세계를 조망하고자 하는 욕망에 의해 연결됨을 주장한다. 그 세계란 1차 세계대전이라는, 조선의 식민지 문제를 일본제국과의 개별적 이해관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시킨 역사적 계기 이후 다가올 미래이며, 그 세계에 대한 조망은 광인이 김창억이 축조한 3층집에 의해 획득된다. 본 논문은, 김창억을 광인이 아닌 1차 세계대전 이후를 본 예언자로 인식했던 화자의 욕망에 따라, 그 3층집을 벤야민이 언급한 환등상(phantasmagoria)으로 읽는다. 식민지 조선에서 이 환등상은 계몽과 근대를 향한 욕망을 내재화하고 구조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근대성의 식민적 기원을 보여주는 환영적 구조물이다. 이 건축물에 의해 화자는 세계에 대한 조망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도 부감(俯瞰)되는 효과를 얻는다. 이를 통해, 화자는 근대성과 식민성은 분리될 수 없음을, 자신은 근대인이자 식민지 지식인이라는 자각을, 식민지적 근대를 넘기 위해서는 근대인으로서의 자기 자신까지 부정해야 함을 깨닫고 공포감을 느낀다.
Abstract
Yŏm Sang-sŏp is a well-known Korean fiction writer for his Balzacian realism. After making some literary experiments with the first couple of works, he developed his own style of realism, which has become a famous method of analyzing the unfathomable psychology of middle-class people in the fast-growing capitalist society of colonial Korea. Yŏm’s first fiction, A Green Frog in the Specimen Room (1921), however, puzzled researchers because it did not fit the grammar of his realism. Illogically inserted snippets are nonetheless linked together. These are the scenes of a frog dissection, a construction of a three-story house by a madman called Kim Ch’ang-ŏk, and a big fearful awakening by the narrator (“I”) at the end of the story. In order to closely read these parts, I make a new attempt to analyze the illusions, memories, and confusions in the story from a modernist perspective. These snippets can be explained by a 1920s Korean intellectuals’ visual experiences and desires to sketch the reality that will come in the future, which was foreshadowed by the First World War. That is, WWI reshaped Korea’s colonial issues beyond its individual relationship with Japan under the global world order. Such a desire to visualize the future, I argue, is manifested through the madman Kim Ch’ang-ŏk’s three-story house, which I read as what Walter Benjamin called “phantasmagoria,” an illusion that beautifies the magical powers of commodity while simultaneously revealing the origin of the capitalist social system. In colonial Korea, this illusion not only embodied a desire to overview the modern world and implement enlightenment but also worked to reveal the colonial origin of modernity. The narrator benefited from Kim’s house as an illusion in sketching the world to come as well as in dissecting his own life. The fear which seized the narrator, I argue, accounts for his awakening that in order to overcome colonial modernity, he has to negate the colonizer’s gaze, which was unconsciously embedded in his modern visual experiences. As Mignolo says, coloniality could not be detached from mode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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