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고집과 소설가의 윤리 -이청준 소설 「줄광대」, 「과녁」을 중심으로-
Artisan's Perseverance and Novelist's Ethics -Focused on Yi Chung Jun's Novel “Julgwangdae” and “Kwany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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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장인을 소재로 한 이청준의 소설은 통상적으로 전근대적 가치체계에 매어 있는, 따라서 자본주의적이고 합리주의적인 근대의 가치체계와는 동떨어져 있거나 충돌을 겪는 장인을 중심인물로 내세워 전통을 긍정하는 동시에 근대성을 비판하고 있다고 평가받아 왔다. 본 논문은 「줄광대」와 「과녁」을 면밀히 독해함으로써 이와 같은 평가에 의문을 제기한다. 「과녁」은 서로 다른 가치 기준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형성해 온 전통적 장인과 근대적 인물의 대립 구도를 설정하고, 둘 사이에 옳고 그름 또는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공통의 척도가 부재하기 때문에 통약 불가능성이 발생하는 상황을 극화하고 있다. 작가는 두 인물의 차이를 극단적인 대립 속으로 밀어 넣음으로써 양자 모두의 자기 정체성을 비판에 부친다. 나아가 본고는 「줄광대」를 중심으로 근대적ㆍ전근대적 가치체계와는 무관하게 자신의 예술적 사명을 무조건적으로 추구하는 줄광대 허 노인의 고집이 지니는 윤리적 함의를 밝히고, 그의 사명을 이어받은 아들 줄광대 허운이 ‘아버지의 법’의 무가치함을 경험하면서 주체성의 영점에 놓이는 양상을 검토했다. 작가는 어떤 확립된 외부의 가치 기준이나 질서에도 의존할 수 없는 이러한 주체성의 영점을 소설 쓰기의 출발 지점과 연결 지음으로써 이를 통해 소설가의 윤리를 정립하고 있는바, 본고는 자본주의적 근대로의 이행이 이루어지고 있던 담론의 전환기에 이와 같은 소설가의 윤리가 지니는 의의를 살펴보고자 했다.
Abstract
Yi Chung-jun’s novels based on artisans are usually evaluated as criticizing modernity while at the same time affirming tradition. This article raises questions about this evaluation by narrowly rereading 「Julgwangdae」 and 「Kwanyuk」. 「Kwanyuk」 sets the conflict composition between traditional artisan and modern character who have formed identities based on different value standards. It dramatizes the situation which the incommensurability occurs, because there is no common measure to judge right and wrong, or good and bad between two characters. The writer criticizes the self-identities of both, by pushing the difference between two characters into extreme opposition. Furthermore, by focusing on 「Julgwangdae」, this article reveals the ethical implication of the perseverance of the old artisan Heo, who unconditionally pursues his artistic mission regardless of the modern and pre-modern value system, and review the aspect that his son Heo Woon, who inherited father’s mission, experiences the worthlessness of “the Father’s Law” and is placed at the zero point of subjectivity. The writer posits the ethics of the novelist by linking this zero point of subjectivity with the starting point of novel writing. This article tried to examine the significance of that novelist’s ethics in the transition period of disco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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