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산문에 나타나는 ‘명(名)’의 문제에 대한 고찰
Exploring the Problem of “Name” in Pak Chiwŏn’s P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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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연암 박지원의 산문 가운데 「선귤당기」, 「관재기」, 「발승암기」, 「영재집서」에 나타난 ‘명(名)’의 문제를 고찰하였다. 「선귤당기」는 이름의 공허함과 구속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이름의 공허함이 오히려 그 이름 밖의 ‘실체’를 찾으려는 노력을 요구할 것이라는 기대를 보여준다. 「관재기」는 아(我)와 명(名)을 비롯한 일체의 사물을 “순순히 받아서 보내라”는 가르침을 통해 사물의 소멸과 변화 그 자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한다. 두 편의 글은 이름의 공허함을 논하면서도 한편으로 그 역설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편 「발승암기」는 이름을 남기려는 시도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인간, 나아가 문인 지식인의 모순적인 존재 조건을 부각하고 있으며, 「영재집서」는 문학을 통해 이름을 남기려는 행위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 사색하게 만든다. 이상의 분석과 관련하여 박지원의 정론(政論)인 「명론」을 참조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이름, 즉 명예를 추구하는 속성을 인간 행동을 결정하는 근원적인 요소로 보는 관점이 발견된다. 요컨대 위 작품들은 이름 짓기와 이름 남기기에 대한 부정의 글이 아니라 이에 대한 연암의 고민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는 글이다. 강한 부정과 회의 속에서 그 가능성과 필연성을 비틀림과 반전, 숨김과 유머를 통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the problem of “name (myŏng, 名)” in Pak Chiwŏn’s prose works Sŏn’gyultanggi (蟬橘堂記), Kwanjaegi (觀齋記), Palsŭngamgi (髮僧庵記), and Yŏngjaejipsŏ (泠齋集序). While Sŏn’gyultanggi discusses the emptiness and constraints of names, it also expects that they will induce efforts to discover the “true form” of the things themselves. Kwanjaegi observes how all things, from the self(ah, 我) to the name(myŏng, 名), change and die through the teaching of “obediently receiving and conveying.” While both works talk about the emptiness of names, they paradoxically also demonstrate their possibilities. Moreover, Palsŭngamgi highlights the contradictory existential condition of humans’, particularly literary intellectuals, ceaseless attempts to make a name for themselves, while Yŏngjaejipsŏ explores what this means through literature. The analysis can also be contrasted with Pak’s political treatise Myŏngnon (名論) in which he describes how the property of pursuing fame, that is, making a name for oneself, is a fundamental element that decides human action. In sum, the aforementioned works do not refute the making of names and making a name for oneself, but reflect Pak’s anxieties regarding such actions. Within his strong repudiation and doubt, he indirectly expresses the possibilities and necessity of leaving a name behind through humor, concealment, reversal, and tw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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