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별곡>의 “에졍지”에 대한 새로운 고찰 - ‘御井址’의 변형일 가능성
A New Review of “Eoijyeongji(에졍지)” in “Cheongsanbyeolgok(靑山別曲)” -Possibility of a Variation of the “Eojeongji(御井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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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청산별곡〉 제7연의 난해구 “에졍지”가 ‘御井址’의 변형일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검토한 글이다. ‘임금이 마시는 물을 긷는 우물’을 뜻하는 ‘御井’은 오랜 옛날인 삼국시대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왕도가 있었던 수많은 장소에 존재했고 지금도 전국 각지에 다수의 유적지가 남아있다. 우리의 옛 문헌에는 ‘御井’이라는 말과 함께 ‘御井洞’, ‘御井直’, ‘御井村’과 같은 합성어가 나타나고 있으며, 현실 세계의 언어에서는 ‘御井址’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청산별곡〉이 향유되던 시대에도 ‘御井址’라는 단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御井址’의 조선 초기 한자음은 ‘어졍지’였다. 이 ‘어졍지’가 〈청산별곡〉에 기록된 형태인 “에졍지”로 바뀐 것은 i-모음역행동화(움라우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어졍지”의 “졍”에 포함된 반모음 ‘j’의 영향으로 그 앞의 모음 ‘어’가 ‘에’로 바뀐 것이다. 〈청산별곡〉을 임과 헤어진 여인의 노래로 보는 관점에서 읽을 때, ‘御井址’에 포함된 ‘御’ 자는 왕을 상징하는 제7연의 “사슴”과 관련되어 화자의 애정 상대가 임금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다른 고전 문학 작품에서와 같이 애정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지니는 ‘井’은 사랑의 노래로 해석되는 이 작품의 전체적 정서 및 주제와 잘 호응한다. 어떤 것이 있다가 사라지고 흔적만 남은 ‘터’를 의미하는 ‘址’는 ‘흔적만 남은 사랑’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고 이 작품의 제3연에 ‘떠난 임’을 가리키는 “믈아래 가던 새”가 등장하는 것과 조응한다. 이렇게 볼 때 “에졍지”가 포함된 제7연은, 임금에게 버림받은 신하가 ‘御井’ 터를 지나가다가 임과의 옛 사랑 또는 궁중에서 임금과 함께 지낸 지난 시절을 회상하면서 부른 노래로 읽을 수 있다. “에졍지”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청산별곡〉이 여성 화자의 목소리를 빌어 쓴 남성 작가의 작품으로 남녀 간의 사랑을 통해 戀君之情을 노래한 또 하나의 사례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Abstract
This article reviews the new possibility that “eoijeongji(에졍지)” in the seventh stanza of “Cheongsanbyeolgok(靑山別曲)” may be a variation of “eojeongji(御井址).” “Eojeong(御井),” which means “a well that collects the king’s drinking water,” existed in many places where there were royal islands, from the Three Kingdoms period to the Joseon Dynasty, and still remained in many historical sites throughout the country. In our ancient literature, compound words such as “eojeongdong(御井洞),” “eojeongjik(御井直),” and “eojeongchon(御井村)” appear along with the word “eojeong(御井).” The word “eojeongji(御井址)” is also used in real-world languages. Therefore, it is plausible that the word “eojeongji(御井址)” existed even in the era when “Cheongsanbyeolgok” was enjoyed. The pronunciation of “eojeongji(御井址)” in the early Joseon Dynasty was “eojyeongji(어졍지).” The change of this “eojyeongji(어졍지)” to “eoijyeongji(에졍지),” which is recorded in “Cheongsanbyeolgok(靑山別曲),” might be due to i-vowel regressive assimilation(Umlaut). Due to the influence of the half vowel ‘j’ included in the “jyeong(졍)” of “eojyeongji(어졍지),” the preceding vowel “eo(어)” was changed to “eoi(에).” When reading “Cheongsanbyeolgok(靑山別曲)” from the perspective of a song about a woman who broke up with her lover, the letter “eo(御)” included in “eojyeongji(御井址)” suggests that the narrator’s lover is the king symbolized by the “deer” in the seventh stanza of this work. As in other classics, the meaning of “jeong(井)” as a space of love is suited to the overall emotion and theme of this work, which is interpreted as a song of love. “Ji(址),” which means “the place” where something disappears and merely traces are left, is interpreted as “love left only traces” and corresponds with the appearance of “a bird that has left downstream(믈 아래 가던 새)” in the third stanza of the work. Hence, the seventh stanza, which includes “eoijyeongji(에졍지)” can be interpreted as a song of a servant abandoned by the king, recalling his past love when he lived in the palace, while passing through the “eojyeong(御井)” site. This interpretation of “eoijyeongji(에졍지)” suggests that “Cheongsanbyeolgok(靑山別曲)” may be another example of a male author’s work written in the voice of a female speaker, singing of longing for a king through the love between a man and a 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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