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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적 ‘자기’ 창출과 사유의 네트워크

Networks of Ideas andthe Creation of Narrative ‘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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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의 창작과 개제(開題), 출간에 이르는 시기를 중심으로, 당대의 인식론적․담론적 조건 속에 이루어진 사유의 교류를 통해 이청준 문학의 서사적 ‘자기’의 형상이 창출되는 과정을 밝히고자 하였다. 이 글에서 논의하려는 작가적 존재는 자신과 세상을 명확히 구분하면서 자율적 주체성을 연출하는 ‘개인’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기준과 담론이라는 콘텍스트의 그물망 속에 놓여 있는 ‘인간’에 가깝다. 이러한 ‘인간’의 자기인식, 그로부터 만들어지는 자기서사란 필연적으로 그가 속해있는 사회적 집단의 인식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 이 글이 ‘1968년’의 한국에서 ‘사르트르’ 그리고 ‘앙드레 지드’라는 세계문학이 번역되고 의미화되던 문화사적 배경과 번역을 매개하고 담론을 주도했던 이들과의 교류 속에 있었던 이청준의 경험 전반을 고려하면서, 사르트르-(정명환)-이청준 혹은 (사르트르)-앙드레지드-이청준과 같은 선들이 교차하고, 교섭하는 양상에 주목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이를 통해 1960년대 후반의 한국을 살아가는 지식인 작가이청준에게 접속되었던 ‘무엇’들이 그의 문학 속 ‘자기’ 창출의 조건이자 계기가 되었음을 논하고자 하였다. 1960년대 후반 이청준은 사르트르를 참조하며 ‘개인’과 ‘사회’ 사이에서 그의 문학이 감당해야 할 과제를 찾아 문학론을 정립해나간다. 한편, 1971년에서 72년 사이 이청준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을 『젊은 날의 이별』로 다시 쓰는 과정에서 ‘전통’에 대한 인식을 재맥락화한다. 종합하자면, ‘선고유예’에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으로의 개제(開題)로 상징되는 서사적 ‘자기’ 창출의 논리는, 당대 문인들에게서 공유되었던 새로운 문학을 향한 도약이라는 집단적 열망 속에서 세계문학을 자기화하는 경험을 통해 세워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을 서사적 ‘자기’인 ‘이준’이 기록하는 ‘열흘’이라는 시간이 갖는 의미를 중심으로 재독하였다. 작가는 텍스트 안과 바깥의 구분을 흐트러뜨리는 서사적 ‘자기’를 ‘4·19세대’로 탄생시키면서, 그의 미래가 그가 쓰는 ‘소설’과의 관계 속에서만 개시(開始)되도록 하였다. 이를 ‘자서전’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표명한 것은 서사적 ‘자기’가 희구하는 ‘새로운 시간’은 강고하게 닫혀있는 지금-여기의 현재와 과거를 연속적․인과적인 흐름으로 잇는 자서전이 아니라, 현재와 관계하며 새로운 미래를 도래하게 만드는 소설을 통해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청준의 소설을 문학과 사회의 관계맺음으로 읽고자 하는 이 글의 시도가 4‧19세대 문학(인)의 형성의 의의를 안과 밖의 교섭으로 재구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bstract

Focusing on the composition, titular revision, and publication of the novel Ssuieojiji Anheun Jaseojeon (Unwritten Autobiography), this essay illuminates an exchange of ideas which shaped novelist Yi Chong-jun’s narrative self and locates this process within contemporary discourses and epistemological conditions. This essay understands the author not as an ‘individual’ characterized by autonomous subjectivity and a clear distinction between self and world, but as a ‘human’ within a network of sociocultural criteria and discourse contexts. This human’s sense of self, and the narrative self constructed from it, is inevitably interlocked with the episteme of the social group. Thereore, this essay draws attention to the cultural context of 1968, when Sartre and André Gide were translated and introduced to Korea as world literature, and considers Yi Chong Jun’s interactions with those who led the contemporary discourse and mediated such translations in order to delineate the complex lines of intersection and negotiation leading to Yi Chong Jun from Sartre (through Jeong Myeong Hwan) or Gide (beginning with Sartre). Through this discussion it becomes clear that Sartre and Gide, as encountered by Korean writers and intellectuals in the late 1960s, provided the conditions and occasion for the creation of narrative self in Yi Chong-jun’s writing. In the late 1960s the theory of engagement set out in Sartre’s What is Literature? resonated with Yi Chong-jun. When read with reference to this Sartrean context, “Gongbeom(The Accomplice)” and “Haengbogwonui Yesu(Jesus in the Orphanage)” express ethical concerns about the place and role of the narrative self caught between individual and society. Also, in the process of rewriting Gide’s Strait is the Gate through the serialization of Jeolmeun Nalui Ibyeol(Youthful Partings) between 1971 and 1972, Yi Chong-jun gained new insights into the concept of tradition. After this experience of integrating world literature into the self, Yi Chong-jun changed the title of Seongoyuye (Suspended Sentence) to Ssuieojiji Anheun Jaseojeon, indicating that this encounter with Gide was an occasion which supplemented the logic of narrative self-creation. When read as a part of this process of self-perception, the meaning of the ten-day period recorded by the character Yi Jun in Ssuieojiji Anheun Jaseojeon becomes clear. The author creates a self which tears down the distinction between the worlds inside and outside of the text, allowing the future of that self to commence only in relation to the novel being written, such that this life unfolds atop the boundary which dislodges a ‘present’ life tightly closed-off within the here-and-now. This is expressed through a rejection of autobiography because the ‘new time’ hoped for by the narrative self is possible not through the form of autobiography, which connects the past and present in a continuous, causal flow, but through a novel that draws out a new future by relation to the present. This essay’s attempt to read Yi Chong-jun’s novel within its societal relations offers an opportunity to rearrange understandings of how the 4.19 generation of literature and writers developed in light of the rich interaction of internal and exte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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